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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⑭ 느낌과 생각을 잘 ‘쓰는’ 당신 여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

입력 : 2015-10-12 12:44: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느낌과 생각을 잘 ‘쓰는’ 당신 여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



 





 



한 마디 위로의 말보다 따뜻한 포옹이 더 깊이 느껴질 때가 있고, 신랄한 꾸짖음보다 엄중한 표정이 아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말과 글을 통해 많은 것을 나타낼 수 있지만 말과 글 너머 존재하고 있는 것들 또한 무수히 많다. 이처럼 정확히 무엇이라고 개념화할 수 없지만, 구체적으로 감각되고 실체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흔히 영감(靈感, inspiration)이라고 하며, 예술가들은 이 내면의 느낌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자기 고유의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걸작이라고 평가되는 작품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감동을 주는 이유도 말과 글을 넘어선 그 무언가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오감학습에서 말하는 ‘쓰기’ 역시 언어와 문자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비문자적 소통방법 일체를 포함한 표현방식을 의미한다. 글을 적는 것은 물론 그림을 그리는 것, 말을 하는 것, 춤을 추는 것 등이 다 ‘쓰기’에 해당한다. 나아가 ‘쓰기’가 ‘사용하다(用)’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듯이, 새로운 것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까지도 ‘쓰기’라고 볼 수 있다. 전에 다뤘던 ‘읽기’의 핵심이 내면의 집중에 있다면, ‘쓰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와 접속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그래서 같은 내용(內)이라도 어떤 맥락(外)에 놓여있는지에 따라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하게 된다.



 



이를 신체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 ‘읽기’를 통해 체액의 밀도/순도(濕)를 높일 수 있었다면, ‘쓰기’는 이 체액을 몸 곳곳의 쓰임에 맞게 적정한 형태로 분산(燥)하는 기능을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이 정제된 영양분이 전신으로 골고루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눈에서는 눈물로, 입에서는 침으로, 혈관에서는 혈액으로, 관절에서는 윤활액으로 각각 위치에 맞게 형태가 달라진다. 실제로 ‘쓰기’가 잘 되면 몸에 수분이 적절히 유지가 되고, 평소 생활에서도 여유로워지며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너무 밀도만 높아져 분산이 잘 안 되거나, 밀도가 확보되지 않은 채 분산만 활발하여 평형상태가 무너지면 각각 해당되는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분산이 잘 되지 않은 경우 대표적인 예가 자폐(自閉, autism)이고, 분산이 너무 과할 경우 대표적인 예가 ADHD 등의 조증(躁症)인데, 두 증상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쓰기’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그래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새로운 형태로 체계적으로 표현해보는 것이 ‘쓰기’를 학습하는 좋은 방법이다. 짧더라도 마음을 담은 글을 써 봐도 좋고, 배우고 싶었던 악기를 연주해도 좋으며,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춰도 좋다. 다양해진 표현법만큼 몸과 마음도 한결 너그럽고 유연해지며, 곤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균형을 잃지 않고 지혜롭게 행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 카페 방하 봄동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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