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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㉛ 왜 작심삼일일까 (9)

입력 : 2016-06-10 11:59: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호흡기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만의 리듬유지할 수 있어

 

 

한동안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전국이 들썩였다. 살균이 아닌 살인이 돼버린 이 비극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공화학물질의 위험성과 자칫 망각하기 쉬운 공기의 중요성을 깊이 각인시켰다. 봄철에 잠깐 황사 소식만 알리던 일기예보도 이제는 매일 미세먼지농도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으며,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는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가전제품이 됐다. 우리나라보다 대기오염이 훨씬 심한 중국에서는 알프스 산맥의 청정공기를 담은 스프레이가 없어서 못 구할 정도이고 국내에서도 유사 상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기오염은 심해지고 있는 것일까? 적어도 2016년 현재 우리나라만 본다면 그렇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조사한 미세먼지 장기추이 통계를 보면 공기의 질은 10년 전이 지금보다 더 나빴다. 그러다 불과 3년 전부터 언론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보도를 하면서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뿐이다. 신기한 것은 현재 공기의 질이 10년 전에 비해 덜 나쁘지만 호흡기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수는 몇 배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왜 그런 것일까?

 

호흡(呼吸)은 내뱉는 날숨(呼)과 들이쉬는 들숨(吸)으로 이뤄지며, 날숨과 들숨이 서로 동일한 깊이와 속도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을 건강한 호흡이라 한다. 이것을 생활사적인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호흡기가 건강하다는 것은 평소 생활의 페이스 조절이 잘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내가 얼마만큼 받아들일지(吸), 얼마만큼 내줄지(呼)를 주변 환경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흡기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수들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리듬/패턴을 유지할 수 있다.

 

이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안정성과 믿음이다. 미래(변수)가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고 대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일 하루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자주 처하게 되면 날숨과 들숨이 서로 맞지 않아 호흡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인 공황장애가 대표적인데 특히 연예인이 자주 겪게 되는 이유도 직업 특성상 미래를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즉, 대기의 질이 나빠지지 않았음에도 많은 사람들의 호흡기능이 약해졌다는 것은 오랜 경기침체로 만들어진 불안과 불신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겨를이 없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럴수록 비록 자그마한 일이라도 꼼꼼하고 확실하게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순간순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일의 시작과 끝맺음을 명확하게 하는 습관이 만들어 질 때 인체의 호흡기능은 자연스럽게 살아나게 된다. 과거의 흐트러진 생활(호흡)을 정리하고 작심(作心)한 것에 걸맞은 새로운 행동을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 이것이 작심실현의 여덟 번째인 ‘신(辛/新)’이다.

 

 

 

카페 방하 봄동 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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