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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㉝ 왜 작심삼일일까 (11)

입력 : 2016-07-08 11:53: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정돈되지 않은 환경은 노화 촉진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구(家口) 형태는 무엇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전체 세대의 64.0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되는 인구노령화로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도 꾸준히 늘고 있고, 끝없는 취업난과 치솟는 집값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3포 세대의 1인 가구의 유입으로 500만이 넘는 사람들이 홀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미래 우리사회를 이끌어갈 청년들의 주거불안문제는 젊을 때 사서 하는 고생이 아니라 젊음을 전월세에 바치는 희생으로 얼룩지고 있다.

 

하지만 어디서 얼마에 사느냐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주거 내부관리이다. 많은 청년들이 학업, 아르바이트, 직장생활로 하루 종일 시달리다 보면 집안 청소나 정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빨래나 설거지를 몰아놨다가 한꺼번에 하거나 곳곳에 먼지가 수북한데도 환기조차 잘 안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변에서 잔소리라도 해줄 사람이 없으니 어수선하게 지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처럼 정돈되지 않은 실내 환경은 심신(心身)의 노화를 촉진하는 큰 요소 중의 하나이다. 인체의 신장(腎臟)은 주변이 아주 고요한 상태에서 몸이 완전히 이완됐을 때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하루 중 유일하게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집안에서조차 몸과 마음이 차분하지 못하면, 인체생리대사에 필수적인 정(精)과 진액(津液)을 저장하고 뼈와 골수를 자양하는 신장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해 몸은 점점 건조/쇠약해지고 마음엔 불안이 쌓이게 된다. 여기에 높은 집값과 취업 걱정까지 더해지면 열정과 패기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경제적 안정만 추구할 수밖에 없는 ‘젊은 늙은이’로 전락하게 된다.

 

현재 1인 가구 주거에 대한 정책이 몇몇 거론/시도되고 있지만, ‘살 집’에 대해서만 논의될 뿐 ‘살만 한 집’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깨진 유리창 이론을 적용, 지하철의 낙서를 지워 범죄율을 현격히 낮춘 뉴욕시처럼, 1인 가구 거주지의 내부 환경개선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내 위생교육부터 침대청소 지원사업까지 작은 예산으로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매번 예산부족으로 추진도 못하는 이름뿐인 주거정책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요컨대 잘 정돈된 주거환경에서 신장(腎臟)은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 신장이 건강한 모습을 동의학에서는 ‘작강지관(作强之官) 기교출언(技巧出焉)’이라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도 당차게 도전(作强)하고, 경험을 통해 재치와 지혜(技巧)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작심실현의 마지막 단계인 ‘계(癸)’이다. 계(癸)는 헤아릴 규(揆)로 새겨, 이전의 소란했던 생활을 고요히 정돈하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가능성(甲)을 차분히 다시 살펴보는(揆) 것이다. 집안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매일 청소하듯이, 하루하루 몸과 마음을 닦아나갈(修心/修身) 때 세상(天下)을 평정할 자신만의 작강(作强)과 기교(技巧)가 만들어질 것이다.

 

 

 

카페 방하 봄동 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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