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과학스토리(96) _백신 그리고 부스터 샷
수정 : 2021-09-23 12:26:14
흥미진진한 과학스토리(96) _백신 그리고 부스터 샷
최근 Covid19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그러다 문득 왜 두 번이나 맞아야 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한 번으로 안 되나? 심지어 뉴스에 따르면 백신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미국에서는 부스터 샷이라고 하여 3차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1차 접종조차 못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많은데, 혼자 살겠다고 3차 부스터 샷을 하자는 발상이냐며 빈축을 사고 있다. 질병 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접종만 받아도 86.6%, 화이자는 89.7%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부스터 샷을 맞으면 예방 효과가 높아지는 걸까?
백신(Vaccine)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소를 뜻하는 Vacca를 차용하여 쓰기 시작한 것으로 1796년 에드워드 제너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종두법을 정립한 제너는 소의 우두를 사람의 몸에 주입하면 천연두에 대한 예방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 방법으로 95%의 천연두 예방 효과를 보았다. 사망률이 52%에 달하던 전염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게 된 것이다.
사실 종두법에 앞선 인두법은 이미 인도와 중국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이용되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천연두를 앓고 있는 환자의 고름으로 가볍게 천연두를 앓고 나면 예방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짐작하겠지만 진짜 감염이 되어 죽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겨 내기만 한다면 천연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런 인두법을 영국으로 전한 사람은 메리 워틀리 몬태규라는 여성이다. 그녀의 가족도 천연두에 감염되어 사망자가 있었고 자신도 얼굴에 마마 자국을 가지고 있었다.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이스탄불에 갔다가 터키식 접종법을 목격하게 되었다. 당시 영국은 앤(Anne 1665~1714)여왕 재위 시절이었다. 당시 유럽의 왕실에도 천연두가 유행하여 여러 왕가에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앤 여왕의 유일한 왕위 계승자도 천연두로 사망한다. 영국 정부는 사형수 6명을 사면 시키는 대가로 메리가 소개한 인두법을 실험하였는데, 모두가 살아남자 왕실에서도 접종을 시작한다. 메리의 딸도 접종한다. 1721년의 일이다.
한편, 영국에서는 우유를 짜는 사람이 소의 천연두를 겪고 나면 사람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고, 에드워드 제너는 이 사실을 기초로 연구를 진척시켜서 1796년에 소의 우두를 이용하면 훨씬 안전하다 사실을 알아낸다. 그래서 젖소(Vaccinus)에서 영감얻어 ‘백신’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당시도 접종 5년 이내의 예방 효과가 가장 좋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져서 재접종을 하였다.
백신은 면역세포 중에서 T세포와 B세포가 관련하고 있다. 그 기전은 복잡하여 도통 이해할 수 없지만 요약해 보면 T세포는 면역기관인 림프구의 3/4을 차지하면서 침투한 바이러스(항원)에 대항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T세포는 항원을 만나면 백혈구 같은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자체로 독성물질을 분비하여 침입자를 살상하기도 한다. 그리고 오래도록 살아남아 그 항원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가 재차 침입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B세포는 유전자 재조합으로 바이러스에 특화된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항체는 항원인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작업을 주도한다.
Covid 19에 대한 예방 효과가 2차 접종으로 인해 상승하는 이유는 추가 접종으로 인하여 T세포는 보다 명확하게 항원을 인식하여 경보를 발령하고,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며 B세포는 더욱 정밀한 항체를 만들어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울러 기억세포가 더 오래도록 살아남아서 면역 효과를 지속시킬 것으로도 예상된다. 예방증진 효과는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필자 같은 아마추어가 해석해 본다면 우두 백신처럼 온전한 바이러스를 이용하기보다 바이러스 조각의 일부인 DNA나 RNA를 이용하여 항체를 만들다 보니 부스터 샷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페이스북 북클럽 <과학책을 읽는 보통 사람들> 보통 회원 허 심
#1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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