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책꽂이] 스승이 필요한 시간
수정 : 0000-00-00 00:00:00
[신간 책꽂이] 스승이 필요한 시간 (홍승완, 예문아카이브)
인간은 세 번 태어난다. 어머니로부터 생물학적으로 탄생하고, 공동체의 규범과 관계를 익히는 사회적 탄생이 뒤따른다. 재산과 지위 같은 기호로 표현되는 게 사회적 존재이지만, 그런 기호가 진정한 자기 자신일 수는 없다. 세 번째 탄생은 자기 자신과 대면하여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는 정신적 탄생이다.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한다. 질문이 깊을수록 나는 거센 파도와 태풍의 한복판으로 몰린다. 대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도 잡지 못하고 두려움에 벌벌 떠는 외롭고 슬픈 존재가 된다. 그러나 내 영혼은 어떤 메시지를 분명하게 수신하고 있다.
‘내 인생을 살아라!’
살아 있으니 살아가는 존재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스스로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깨어있는 존재로 살아가기를 꿈꾼다. 이런 마음을 두고 니체와 융은 진정한 자기실현을 향한 의지라고 했고, 조지프 캠벨은 영웅이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나야할 때라고 했다. 불가의 심우도로 보면 잃어버린 소를 찾아 길을 나서는 시간이며, 기독교로 보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순례의 길을 떠나는 순간일 것이다. 요컨대 본래의 자기를 깨닫기 위해 진지하게 자신과 대면하는 단계이며, 바로 내 영혼을 이끌어 줄 스승이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홍승완 작가의 <스승이 필요한 시간>이 품은 매력은 스티브 잡스, 구본형, 에리히 프롬, 정약용, 워런 버핏, 신영복, 데이비드 소로, 리처드 파인만, 김수근, 칼 융, 헤세, 카잔차키스, 법정 등 동서고금 여러 대가들의 성장 과정에서, 스승을 직접 만나서 배우는 사사(師事)와 스승의 책과 작품을 통해 마음을 본받는 사숙(師叔)의 여정을 다각도로 포착하여 정밀하게 추적한 데에 있다. 지금처럼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절일수록 사람들은 참스승을 찾으며, 참된 스승은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길’로 인도한다는 작가의 글에 두 손 모아 공감한다.
유형선 (‘탈무드 교육의 힘’ 저자)
#129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