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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 ㉓ 흰꼬리수리

입력 : 2016-12-08 17:31:00
수정 : 0000-00-00 00:00:00

 
㉓ 흰꼬리수리


 

고기 한 점 먹으려다 까치들에게 봉변

찬바람 매섭게 몰아치는 장단반도 독수리 월동지 위로 한 떼의 까치 무리가 깍깍 소리를 내며 빠르게 날아다닌다.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들어 주변을 돌아보니 흰꼬리수리 한 마리가 독수리 월동지에서서 얻은 먹잇감을 억센 발톱으로 움켜쥐고 까치들을 피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탈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원래 임진강 수계를 날아다니며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 녀석들인데 강이 꽁꽁 언 탓에 이곳 독수리월동지로 날아든 것 같다.

고기 한 점을 얻으러 왔다가 까치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먹잇감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흰꼬리수리를 보며 허한 웃음이 나왔다.

마치 덩치 큰 대학생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유치원생들에게 속수무책으로 얻어맞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각이 진 꽁지 아닌 V자형 흰꽁지로 식별



흰꼬리수리는 몸길이가 80∼94cm에 달하는 크고 육중한 수리이다. 성조는 황갈색에서 담황갈색의 머리와 목, 백색 꽁지를 제외하고는 균일한 갈색이다.

유조는 머리와 목의 담색부가 없고 전체가 갈색으로 얼룩지며 백색을 띤 꽁지는 나이에 따라 차가 있다. 검독수리의 유조와는 각이 진 꽁지가 아닌 V자형의 꽁지로 식별된다.

해안의 바위, 진흙 갯벌, 소택지, 내륙의 호수, 하천, 하구 및 개활지나 산림에도 서식하나 산악지대에는 살지 않는다. 단독으로 생활하지만 번식 직후 어린 새를 동반하기도 한다. 날개를 완만하게 퍼덕거려 난다. 비상할 때 날개를 곧게 수평으로 뻗고, 날개를 퍼덕여 날 때 날개를 일정한 각도로 굽힌다.

 

임진강과 한강에서 수 십마리가 월동

산란기는 2월 하순에서 4월 중순이며 1∼4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암컷이 포란한다. 포란기간은 약 35일이고 포육기간 28∼35일이면 이소한다.

먹이는 동물성으로 어류인 연어와 송어, 짐승인 산토끼와 쥐, 조류인 오리·물떼새·도요새·까마귀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특히 연어는 기호물이다.

북중국과 시베리아 넓은 지역에 서식하며 겨울이면 우리나라로 날아와 주로 큰 강 수계를 따라 월동하는데, 우리 파주에서는 임진강과 한강 그리고 주변 하천에서 수 십마리가 월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임진강 얼음 위 망중한 즐기는 녀석들

밤새 꽁꽁 언 임진강에 아침 천둥소리 내며 쩍쩍 갈라지는 얼음골을 비집고 흙탕물이 치고 올라오면 어느새 임진강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밀물 때면 만날 수 있는 임진강의 진풍경이다.

이 겨울, 강 위 쪽으로 거침없이 올라가는 크고 작은 얼음조각 위로 삼삼오오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흰꼬리수리를 만나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덤이다.

 

김영금 (파주생태교육원 원장)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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