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23) 시간을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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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믿고
시간. 너도 똑같고 나도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 어느 작가는 기차가 7시에 떠난다고 했다. 어느 순간 삶은 종료된다. 그 이후는 물음표만 남긴채로.
요즘 시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친구는 아이디가 '시간이'이다. 시간아, 넌 왜 이름을 시간이로 했어? 시간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이름을 시간이로 했다니 재미있다. 그 친구는 성실하고 또 부지런하게 시간을 쓰며 산다.
내 아이디는 아멜(amel)이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 의외로 의미를 아는 이가 드물다.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에서 리에를 생략했다. 섬세한 감정의 여주인공에 동화되어 이름을 따오게 되었다. 전에 아는 선생님 집들이에 갔다가 부인을 “아내”라고 여러번 부르시는데 ‘아멜’로 들려서 “네?”, “네?” 했다. 나를 부르는 게 아니었다. 가끔 우리 엄마도 내 이름을 두고 “아멜!” 이렇게 크게 불러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우리가 저마다의 이름으로 사는 순간은 한정되어 있다. 굳이 어른이 되지 않더라도 모든 것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온다. 시집 제목처럼,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나비효과처럼 조금은 달라졌겠지. 하지만 언제나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을지라도 마치 몰랐던듯 1mm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살았을 거라고 느낀다.
세월이라는 약이 있으니까, 시간이라는 약을 믿고 앞으로도 내 마음 흐르는데로 행동하고 느끼고 사랑할 것이다.
(김유진, 아멜)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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