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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물류창고로 고통받는 지역주민들 오산리, 산남동 등 고속도로 인근에 창고 늘어

입력 : 2022-05-23 02:05:46
수정 : 2022-05-23 03:15:54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물류창고로 고통받는 지역주민들

오산리, 산남동 등 고속도로 인근에 창고 늘어

 

▲ 산남리 주택단지 입구에 즐비한 물류창고

서울지역과 가깝고 상대적으로 물류비가 적게 드는 파주지역에 물류창고가 속속 들어차면서 물류창고 건축주와 주변 주민 간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조리읍 오산리 자연숲학교 옆 갑자기 생긴 옹벽

파주시 조리읍 오산리에서 근 20여 년 동안 자연숲 학교를 운영하는 Y씨는 최근 부쩍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아이들의 놀이 공간과 맞닿은 경계에 최근 5높이의 옹벽이 순식간에 세워져 자칫 대형참사가 일어날까 봐 걱정돼서다. 옹벽위로 물류창고가 들어섰지만, 창고를 받치고 있는 옹벽건설에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놀이터 옆에 세워진 5미터 옹벽

물류창고 옹벽 5를 쌓는 데 기본공사 불과 50센티

5정도의 옹벽이 세워지려면 최소 1의 터파기 기본공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데 불과 40~50센티의 깊이로 터파기가 진행된 것을 직접 보았고 너무 급속도로 축조된 옹벽을 볼 때마다 불안한 마음을 거둘 수 없다는 것. 급기야 지난 52일엔 자비로 토목기사와 건축사를 불러 검증을 의뢰한 결과 지반침하에 의한 균열까지 발견한 상태라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1달도 안되 옹벽에 균열이 갔다.

 

안전등급 A 받은 옹벽이 불과 1달 만에 균열

이 옹벽은 지난 4T엔지니어링이 안전진단을 실시해 안전 A등급으로 판정한 상태라 안전진단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다. 현장을 방문해 균열을 확인한 파주시 지역발전과의 K주무관은 “T엔지니어링에게 균열 사실을 통보했고, 안전진단 재실시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단 균열이 발견되면 계속 균열이 일어날 개연성이 커진다는 게 토목상식이다. 따라서 안전진단 재실시 결과 옹벽을 다시 쌓아야 한다면 옹벽위의 구조물과 옹벽까지 철거하고 터파기 공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 Y씨는 처음부터 제대로 했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옹벽 관련 도면서류와 안전구조 진단서를 공개하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옹벽 무너지면 학생들 대참사 우려되는데도 건물주 정보공개 거부 Y씨는 314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파주시에 5보광토구조물(이하 옹벽)의 옹벽도면, 구조계산서, 우수처리계획, 우수관 관로 계획도를 요청했으나 제삼자인 건축주가 부동의 했다는 이유로 계속 정보공개를 거절당해왔다. 파주시는 정상적인 절차로 인허가를 냈으니 상관하지 말라는 식이다. 옹벽이 무너지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될 자연숲 학교의 입장을 파주시는 전혀 고려하지않고 있다. 게다가 인허가를 담당했던 파주시 지역발전과의 B주무관이 지난 1월 수원으로 근무처를 옮기는 바람에 현재 담당자인 K주무관은 일단 인허가 과정을 모르고 있어 사고가 생기면 책임소재를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대단히 난감한 상태다.

 

옹벽 공사가 시작 전에 구조진단 안전검사를 마쳤다?

게다가 파주시는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20215월에 해당 지역인 337-2 보광토 옹벽은 완공되어 구조진단 안전검사를 마쳤다는 답변서를 M시의원을 통해 Y씨에게 통보하여 황당함을 넘어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K주무관은 지역발전과가 이런 답변서를 보낸 것은 아니고 다른 부서에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된 것 같다란 궁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40-50센티의 깊이로 판 기초공사

산남동 전원마을, 빽빽이 들어찬 물류창고로 골치

산남동에 소재한 물류창고는 심학산 자락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던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산남동은 자연환경이 좋은 쾌적한 거주지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10여 년 전부터 물류창고가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좁은 진입로에 대형 트럭들이 오가며 주민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15년째 살고 있다는 L씨는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 이 동네로 이사 왔을 때는 조용하고 전원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창고들이 들어차고 트럭들이 주택단지 인근까지 소리를 내며 진입하고 상하차하면서 소음을 많이 발생시켜 이 동네를 떠나고 싶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파주시는 물류창고 허가를 주택단지와 인접한 곳에 내주어선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시행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어떤 창고는 바로 주택과 3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다.

계획관리지역엔 창고 총량제가 없어 규제방법 없다

물류창고 허가 건에 대해 도시개발과의 K주무관은 파주에는 오산리, 산남동 같은 계획관리 지역이 많다. 계획관리지역이란 비도시 지역에서 도시지역으로 편입과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을 말한다. 계획관리지역에는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 창고, 공장도 들어설 수 있어 기본적으로 물류창고 허가가 나오는 곳이다. 공장은 종류나 총량에 제한이 있다. 그러나 창고는 총량제가 없다 보니 창고 숫자가 급격히 늘어도 규제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 또한, 종류가 다른 시설들이 혼재되어 있다 보니 민원이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파주시 2016년부터 성장관리계획수립, 2023년부터 적용

이어 K주무관은 “2016년부터 계획관리 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성장관리계획을 수립해 왔고 3차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정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성장관리계획이 적용되면 같은 시설물들을 묶어 설치 허가를 내주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집 옆에 창고나 공장 같은 것이 들어서지 않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주시 관통 도로 신설로 주거환경 악화

산남동에 이렇게 많은 물류창고가 들어서게 된 것은 산남동 인근에 제2 자유로가 건설되면서부터다. 물건을 바로 싣고 서울이나 지방으로 쉽게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오산리에 최근 물류창고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도 파주와 동두천을 잇는 고속도로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이같이 파주시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들이 건설되면서 도로 주변으로 물류창고들이 들어차고, 창고주와 인근 주민들 간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파주시는 급속히 변하고 있는 물류 생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대응해야 할 것이다.

 

김석종 기자

 

#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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