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고양파주여성민우회 이정아 - 들불처럼 번지는 metoo에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
들불처럼 번지는 metoo에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
성차별에 대한 누적된 부당함에 대한 분노가 성폭력 사건을 드러내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 개인이 드러낸 피해경험을 단순히 그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시혜하듯 또는 잡도리 하듯 우르르 몰려들어 한마디씩 거들고 소멸해 버리는, 그래서 결국엔 개인의 문제로 짐지워 버리라 하는 것이 결코 아님이다.
‘참으라’ ‘잊으라’ ‘너 그 시간에 왜 거기 있었냐’ ‘왜 싫다고 하지 않았냐’ ‘왜 두번 세번 따라갔냐’.... 모두 피해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치 이 모든 걸 여성이 해 냈더라면 충분히 예방되었음직한 아주 사소한 문제로 끝까지 피해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때는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 그때는 너무 얼어버렸고, 그때는 혼자 고립되고 무기력했고, 그때는 반항하면 안 될 것 같았고, 그때는 내 방식으로 최대한 방어했으나 체념했고.... 이 처절한 이야기를 기어이 다시 하라고 여전히 피해여성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2차 3차 가해가 이어지는 순간이다.
이 틈바구니에서
metoo는 우리사회에 너무나 깊숙이 오랜 시간 이어오고 있었다.
전시폭력을 드러냈던 일본군 위안부, 양공주로 치부하였던 미군위안부들의 피해경험은 국가적 위중한 시대에 이루어진 사소함으로, 직장 내 성폭력은 조직 내 분란을 조장하는 별스러운 것으로, 가족 내 성폭력은 감히 어디다 말도 못 꺼내는 것으로 metoo는 오역되거나, 무고가 되거나, 까칠하고 성격이 이상하거나, 꽃뱀이 되거나.... 그렇게 우리 사회는 입 다물게 하고 무시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그래서 지금도 고양파주여성민우회를 통해 연간 잡히는 상담통계만 해도 한 해 수백 건이다.
일상의 성 차별이 이처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일상에서 너무나 사소하다는 듯 다뤄지고 누적되어 온 것이다.
이제 이러지 말자. 정말 변하자
성평등한 방향으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제도적으로는 피해자를 순식간에 가해자로 만들고 입을 다물게 만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주장해나가자.
왜 이제서야 말하냐 묻지 마시고...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하자. 그리고 함께 할테니 용기를 내 달라 하자. 그리고 말 할 수 없다면 꼭 용기내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말하자!
그래서 성평등은 결국엔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고 함께 살아가는 전제 조건임을 지금 우리가 말해야 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대한 호응일 것이다.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이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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