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신문

새보기 하늘보기 ⑦

파주에깃든생명 | 작성일: 2015-03-03 10:59:00 | 수정일: 0000-00-00 00:00:00

새보기 하늘보기  ⑦ 



 



배고픈 참매가 우리 닭장집에

 





 



 



얼마 전의 일이다. 



“애비야, 좀 일어나 봐라!”



갑작스런 아버지의 급한 부름에 이른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버지를 따라 교육원으로 갔다. 아버지께서 가리키는 교육원 닭장 안을 들여다보니 매로 보이는 녀석이 수탉 한 마리를 잡아 기세등등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참 이런 일도 있나 싶어 한참을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며칠이 지난 뒤 새의 발목에 채여 있는 두 개의 발고리를 발견했다. 누군가가 사냥용 매로 길들이다가 놓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중에 지인으로부터 확인한 사실은 그 불청객은 어린 참매로 전형적으로 매사냥을 위해 길들이는 새라고 했다. 주인으로부터 탈출해서 배고픔을 채우려 우리 닭장까지 날아온 것이 분명했다. 닭장 문을 열어 놓고 날아가기를 기다렸지만 녀석은 몹시 배고픈 탓에 먹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도무지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큰 수탉을 꼼짝 하지 않고 3일에 걸쳐 다 먹어 치웠다. 어린 참매와 그런 인연으로 거의 보름을 한식구처럼 지내고 있다. 요즘에는 밖으로 탈출하려고 날개짓이 잦지만 어떻게든 발목에 채여 있는 고리를 풀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전전긍긍이다. 이틀에 생닭 한 마리를 먹어 치우는 녀석. 이젠 그를 그들의 땅 자연에서 용맹한 사냥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닭장에서 내 보낼 일만 남았다. 맹금류라 다루는 게 쉽질 않다.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날, 이별 아닌 축하의 연회라도 마련해야겠다.



 



조영권 ( 파주 생태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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