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⑤ 아까시나무
파주에깃든생명 | 작성일: 2015-06-10 11:33:00 | 수정일: 0000-00-00 00:00:00
“나는 나쁜 나무가 아니예요”
아까시나무는 아카시아로 잘못 알려져 있다. 아카시아는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로 우리나라에선 자라지 않는다. 그러니 동구밖 과수원길의 나무는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나무라 불러주는 것이 맞다.
아까시나무는 달콤하고 향기로운 꽃 향기로 5월을 대표하는 나무이다. 아까시나무에 대해 “다른 나무들이 살 수 없게 하고, 아무데나 뿌리를 내려 무덤을 망가뜨리”니 ‘나쁜 나무’라는 인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아까시나무는 콩과 식물로, 콩과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를 가지고 있어 공중의 질소를 잡아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다른 나무들이 살 수 없는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나무이다. 다만 햇빛을 좋아하고, 얕고 넓게 뿌리를 내리는 성질을 갖고 있어 해가 잘 드는 산소 주변에 뿌리를 뻗어가며 자라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이런 오해 때문인지 어렸을 적 흔하게 보던 아까시나무가 많이 베어져서 요즘은 자주 만나기 어렵다. 최근 산림과학원이 광릉숲의 100년 정도된 아까시나무 숲을 실험한 결과 가장 co2 흡수량이 높다는 상수리나무보다 더 많은 co2를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인간에게 이익이 있는가, 없는가로 나쁜 나무, 좋은 나무를 가르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잘못 알려진 상식으로 아까시나무를 나쁜 나무라 한다면 ‘듣는 아까시나무’가 얼마나 슬퍼하겠는가?
박은주 (생태교육연구소 산들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