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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책꽂이] 민들레, 너만의 꽃으로 피어나라, 이은미, 부크크

입력 : 2018-01-10 18:36:00
수정 : 0000-00-00 00:00:00

신간 책꽂이

[민들레, 너만의 꽃으로 피어나라] 이은미, 부크크



2018년 새해 아침에 특별한 책 한 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정은 씨, 당신의 꽃은 빛이 됩니다. 이은미’ 라는 메모와 민들레 그림으로 첫 페이지를 장식한 예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은미 씨를 알게 된지 올해로 벌써 7년째입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던 2012년에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만나 학교에서 책 읽어주는 엄마로, 지역 독서 동아리 ‘그림책 여행가’의 원년 멤버로 함께 활동했습니다. 

6년을 함께 하며, 그녀가 지난 40년 간 일기를 써 왔고 어렸을 적 일기장을 여태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 감각을 열어 일상을 맞이하고 깨달은 바를 글과 그림으로 남기는 그녀는, 일상의 예술가였습니다. 

“은미 씨의 소중한 기록을 책으로 출간하는 것 어때요?”

보통 사람의 위대한 일상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저는 그녀에게 출간을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출간보다는 기록함으로써 자신을 발견하는 일에 만족해했습니다. 자신의 꽃을 피워내는 일에 몰두하는 그녀는 인생의 본질을 아는 사람 같았습니다. 

작년에 경기도민을 위한 일반인 책 출간 프로젝트인 ‘2017 경기 히든작가’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숨어 있는 작가를 발굴해 책을 펴내도록 지원하는 독립출판 프로젝트였어요. 은미 씨의 일기가 ‘민들레 남매 엄마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당선 돼 <민들레, 너만의 꽃으로 피어나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저는 친정 엄마의 일기장을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일흔 살 엄마의 일기장은 저에게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보다 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엄마의 기록을 읽으면서 엄마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삶의 고비마다 만날 꽁꽁 잠겨 있을 문들을 열 수 있는 열쇠 꾸러미를 얻은 것 같았습니다.

<민들레, 너만의 꽃으로 피어나라>를 읽으면서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지가 주는 삶의 지혜를 담뿍 얻을 수 있었습니다. 40년 간 기록한 작가의 내공이 더해져 작고 예쁜 책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민들레, 너만의 꽃으로 피어나라>가 당신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김정은 <엄마의 글쓰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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