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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실 상가에 외국인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자

입력 : 2024-05-29 01:00:56
수정 : 2024-05-29 01:17:40

<사설> 공실 상가에 외국인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자

 

 

경기가 안좋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일반음식점의 점심 장사마저도 30~40% 줄었다 한다. 직장인들이 점심도 안먹는단 말인가? 줄서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싸온다고 한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갑을 더 세게 움켜쥐고, 기업들은 소비위축에 공장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현상유지를 위해서라도 대출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금융권은 상환율 등을 고려하여 더 문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이럴 때 국가와 지자체가 확대재정에 나서서, 경기흐름에 피가 돌게 해야한다.


오래전 가뭄으로 흉년이 들어 마을에 먹을 것이 없게 되자, 어느 절 주지스님이 마을사람들을 불러모아 산밑 밭을 갈게 했다. 일이 끝나면 쌀 한되씩 나눠주고.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춘궁기를 이겨내게 되었다. 한 달 넘게 마을 사람들에게 쌀을 퍼주면서 절에는 남은 것이 없게 되었다. 제자가 물었다. “저 밭은 뭐에 쓰시려하십니까?” “그냥 두거라” “그럼, 왜 갈게 하셨는지요?” “마을 사람들이 살아야하지 않겠나?”

이것이 바로 뉴딜정책이다. 지금 국가재정, 지방정부 재정이 해야할 역할이 이것이라고 본다.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거나 조세수입을 축소하는 등의 재정정책을 실시하여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데, 이를 확대재정정책 혹은 확장적 재정정책이라고 한다. 정부의 확대재정정책이 실시되면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총수요가 증대되어 경기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확대재정정책의 정의이다.


경기 흐름을 피부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은 상가 공실률이다.

원도심 공동화뿐만 아니라 수도권 신도시에서도 공실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거론되는 곳이 인천 송도, 시흥 배곧, 김포 한강, 파주 운정, 하남 미사, 남양주 다산 등이다. 경제지는 상가 과잉 공급 문제가 지역 내에서 심각하게 언급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있다. 이와 같은 과잉공급으로 인한 상가공실은 LH의 지나친 상업용 토지 매각때문이라는 진단도 있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LH가 지난 6년 동안 매각 예정금액(감정평가 금액)보다 더 비싸게 상업용 토지를 팔아 큰 수익을 얻었다(2018년부터 전국 86개 신도시에서 약 188를 상업용지를 감정평가 금액 77815억원보다 비싼 104119억원에 매각). 파주운정3지구는 7,390억원으로 평가받던 토지를 11,877억원에 팔아 초과수익을 얻었다.(허영 국회의원 자료)

 

상가 공실 문제는 건물주 문제 같다. 상가에 임차인이 없다는 것은 월세를 낼 사람이 없다는 뜻이고, 그만큼 건물주의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원도심과 신도시에 빈 상가가 늘어나게 되면 주민들의 발길이 끊기게 되고, 빈 상가가 많은 상권은 공동화를 막기 위해 공적자원이 투입하게 된다. 공실을 방치하게 되면 상권이 급격히 쇠락하게 된다.

파주 원도심인 금촌역과 시장 일대를 보면 1층에 마저 임대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려 있다. 사실 금촌권역의 경제는 주말의 외국인노동자들의 쇼핑으로 유지되고 있다. 파주시는 인구대비 외국인 주민비율이 4.3%로 높은 편이다.

비어있는 상가의 2층 공실을 외국인공동체의 커뮤니티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파주시가 상가를 임대하고, 이 공간을 공동체 활동이 활발한 스리랑카, 필리핀, 미얀마 등의 공동체가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각국의 노동자나 이주민들이 그 공간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게 된다면 금촌시장에 다문화의 꽃이 필 것이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독특한 자신들의 재능을 표현한 상품이나 음식을 판매 할 수 있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금촌자유시장이 금촌아시아시장이 될 것이다. 동남아 여행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전철로 찾아올 수 있는 곳, 하루를 아시아의 다양한 풍물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금촌이 인식된다면 구도심은 살아날 것이다.

문산에 살고 있는 영주귀국 사할린동포도 금촌에 사할린카페를 만들어서 러시아어 강좌, 사할린 이야기, 사할린 여행강좌를 연다면 우리의 문화도 풍부해질 것이다. 교수와 농장경영인이었던 사할린 동포를 지역사회에 불러내는 것이야말로 포용사회 아니겠는가?

 

#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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