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국YWCA연합회 3.8 세계 여성의 날 성명서] 혐오를 넘어 포용과 연대로 나아갑시다

입력 : 2024-03-08 04:35:55
수정 : 0000-00-00 00:00:00

 
[한국YWCA연합회 3.8 세계 여성의 날 성명서]
혐오를 넘어 포용과 연대로 나아갑시다

 

 


 
2024년, 여성들은 혐오와 배제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 시대에 소외는 자본주의 체제와 경쟁시대에서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 혹은 개인 노력의 부재가 만든 산물로 여겨진다. 이 과정에서 구조적 차별은 고려되지 않는다. 말로만 ‘공정’을 외치는 이 시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른 출발선에 서있는지, 얼마나 기울어진 땅 위에 서있는지는 외면한다.
혐오와 배제는 오히려 한국 사회를 추동하는 연료가 된다. 여성의 구조적 차별을 부정하고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망가뜨리겠다며 공표한 정당은 여당이 되었고, 이후 정세가 기울 때마다 혐오를 바탕으로 한 정책은 공공연하게 말해졌다. 대통령을 포함하여 정치인들의 이러한 행보는 시민들에게 혐오는 나쁜 것이 아니며 적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누군가를 배제하며 운영되는 정치,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이 자연스레 납득되는 시대,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 분열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단면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불평등은 존재한다.
한국YWCA는 지난 100여 년 동안 한국 여성들이 겪는 구조적 불평등에 주목하며 연대해왔다. 일제강점기에는 농촌 여성, 전후에는 가족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들과 함께였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에는 일하는 여성들의 삶에 주목했다.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으며, 주거 환경과 양육 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서는 여성들이 전반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성별임금격차에 주목했다.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 땅에서 구조적 불평등이 없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구조적 불평등은 성별, 경제력, 교육 수준, 사회적 지위, 장애, 성적 지향, 나이 등에 따라 더 심화되었다. 우리 사회는 자세히 보아야 구조적 불평등을 분명히 직시할 수 있으며, 오래 보아야 누가 더 소외되어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혐오와 배제에 저항하는 포용과 연대이다.
교차적인 현실 속에서 소외받고 배제된 모든 여성들은 사회 안에서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포용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에게 드리워져있는 성별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구조적 불평등을 직시하며, 이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 여성 혐오, 젠더갈라치기를 사회의 근간으로 만들고 혐오와 배제를 사회의 기본 원칙으로 세우려는 시도들, 그리고 소수를 배제하고 싶은 마음 깊은 곳의 혐오의 뿌리에 저항하며, 성평등한 세상, 모두가 안전한 세상, 출발선이 다르고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있을 지라도 결과의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소외된 여성들을 향한 우리의 연대는 느리지만 반드시 변화된 세상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YWCA는 지난 100여 년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 땅에 모든 혐오와 배제, 그리고 이로 인한 불평등이 사라질 때까지 여성 시민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다.
 
2024. 3. 8.
한국YWCA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