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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 (121회) 공릉천 아저씨로 불리는 생태 지킴이, 강석훈

입력 : 2022-09-26 02:51:49
수정 : 0000-00-00 00:00:00

아름다운 얼굴 (121)

공릉천 아저씨로 불리는 생태 지킴이, 강석훈

파주 공감 대표 강석훈(61)

 

생태 교란 식물 제거에 10여 년간 묵묵하게 헌신

2년전부터 공릉천변(칠간다리쪽 금촌2동 천변)이 튤립꽃밭으로 변신하여, 오가는 이의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꽃밭 소문을 듣고 공릉천 산책로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그전에는 온통 가시박, 단풍잎 돼지풀, 환삼덩굴 등 생태교란종으로 뒤덮여있던 공릉천 변을 정리하고 그곳에 튤립을 심은 것이다. 파주시 환경보전과의 인력지원을 받아 강석훈씨와 파주공감, 금촌 주민들이 이룬 일이다. 이 일로 강 대표는 파주시의회 의장상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받았다. 강 대표는 공릉천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 파주 공릉천 감성 이야기(약칭 파주공감)’의 대표다.

▲공릉천훼손저지시민대책위원회 시위

파주 공릉천 감성 이야기’(파주공감) 결성

강석훈씨가 대표로 있는 파주공감은 2021년 결성되었다. 강석훈씨와 장수미씨는 공릉천 생태가 망가지는 걸 지켜볼 수 없어 생태교란종 제거 및 확산방지에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 20여 명을 모아 파주 공감을 만들었다. 장수미씨가 초대 회장으로 강석훈씨가 총무로 파주 공감을 이끌었고, 현재는 강석훈씨가 파주공감의 대표이다. 파주공감은 파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파주환경운동연합, 파주 리더스클럽 등과 공동주관으로 작년 320세계 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공릉천 변 대청소를 하기도 했다.

▲금촌2동 통장들과 함께

작년 11월부터 모니터링 하는 구간

 

▲생태교란종 가시박 제거전

봉사자나 운동가가 아니다. 실천 시민활동가로 남고 싶다

강 대표는 실천 시민활동가로 불리는 걸 좋아한다. 봉사자나 운동가로 불리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시간 할애나 그럴듯한 명분과 구호만 외치는 형식적인 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오로지 활동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주체로서의 시민운동을 추구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만이 지역사회를 변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를 찾기는 쉽다. 금촌 2동 공릉천변, 예초기 모터 소리 나는 곳에 그가 있다. 그가 인터뷰 장소로 제안한 곳도 그곳이었다. 9월의 따가운 햇살 밑에서 넓디넓은 공릉천 변의 경사면에서 생태교란종을 예초기로 능숙하게 밀고 있는 그를 만났다. “10년 전 금촌으로 이사와 공릉천 변에 나가보니 온통 덩굴풀로 덮여있는 걸 보고 이걸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지금껏 그의 활동은 이어지고 있다.

강 대표는 활동의 시작을 덤덤하게 전한다.

 

가시박 제거 후

돼지풀, 가시박, 환삼덩굴 제거 위해 10년간 예초기 돌려

그에게 생태교란종인 가시박, 단풍잎 돼지풀, 환삼덩굴은 정복 대상이며 시민 활동의 화두다. 강 대표는 공릉천 변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산하를 뒤덮는 이 생태교란종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생태교란종은 말 그대로 식물생태를 망친다. 이것들의 번식력은 어마어마해서 수시로 제거해 주어야 다른 식물들이 산다고 말한 강 대표는 2012년부터 금촌2동 주민자치위원회, 파주 리더스 클럽, 파주청년회, 파주시 환경보존과의 협조와 참여로 생태교란종 제거사업에 앞장서 왔다.

 

 제거 후 백일혼홍 식재

생태교란종 제거된 자리에 백일홍, 튤립, 코스모스를 심다

생태교란종이 제거된 자리에는 백일홍, 튤립, 코스모스를 심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 최근 강 대표는 파주시에 공릉천 생태 교란 식물 확산방지 및 제거방안이란 제목으로 용역수행 제안서를 제출했다. 생태교란종을 제거하고 대체 식생에 알맞은 토종식물을 발굴해 생태교란종을 자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용역이다. 수행 기간은 내년 5월부터 10월까지 총 6개월이다. 시민활동가로서 그는 파주 공감의 대표 이외에도 공릉천훼손방지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파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자연생태보전분과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무분별한 공릉천 하천 정비사업에 거센 저항

최근 그는 영천 배수관문 하류의 공릉천 하구정비 사업에 대해 항의하고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년 전부터 한강유역환경청이 주도하고 있는 공릉천 하천 정비사업은 공릉천 주변의 생태를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다. 경사면의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새들이 깃들던 뚝방의 갈대들이 베어지면서 돼지풀이 뚝방을 정복해버렸다. 공릉천 하구 제방 옆에는 폭 2.5m, 깊이 2.5m가량의 U자형 콘크리드 수로가 약 500m 조성되어, 생명이 빠지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말 그대로 죽음의 수로가 만들어져있다.

갈대 바람과 흙길로 주변인들의 산책로로 운치가 있었던 공릉천 변이 망가지는 것에 대해 그 누구보다 분노하고 저항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강 대표. 그는 최근 파주시가 개최한 친수하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주민설명회에서도 공릉천의 무차별적인 개발행위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어디를 가든 자기만의 신념 위에서 바른 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 야생화가 역수입되는 현실 개탄

그는 또 우리나라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외국으로 건너가 외국연구기관에 의해 개량되어 역수입되고 있는 현실에 개탄한다. “국립생태연구원에서 5년 동안 이 유출문제를 막아보려고 연구하다가 어찌할 방법이 없어 포기했다라며 우리의 생태가 변질되고 망가지는 문제는 정말 심각할 정도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를 따라 그가 공을 들이고 있는 금촌 2동 공릉천 변을 걸었다. 생태교란종으로 뒤 덮여있던 곳에 코스모스와 백일홍이 자라고 있고 튤립은 구근을 숨긴 채 내년 봄 개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같이 만들고 싶다

그는 이곳을 뉴욕의 센트럴 파크같이 만들고 싶어 한다. 공릉천을 끼고 있고 도심에 가까운 이곳을 제대로 가꾼다면 그건 얼마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함을 또한 강조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시민들이 아름다운 도시 정원을 누리기 위해선 의무도 다 해야 한다라고 말한 그는 이곳은 파주시가 추진하는 친수공간으로 가장 어울리는 곳이다. 공원이 완성되면 이곳은 생태 학습장으로도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지지기반이 약한 공릉천에 체육관이나, 건물 등을 세우는 것은 시민이 바라는 바도 아니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누군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이루어진다

강석훈 대표는 누군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떤 일에 미쳐 있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이곳을 늘 찾아 일도 하고 주민들과 이야길 나눈다고 했다. 그가 어느새 공릉천 아저씨로 불리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예초기 모터를 잠시 멈추었다. 땀 범벅이 된 그의 얼굴에서 그의 미소와 함께 가을 햇살이 빛났다.

 

시민참여 문의: 강석훈 010 7106 7856

김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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