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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 (119)  유기견 구조가 김경미 -  문발동서 애견카페 운영하는 꼬물이맘 김경미씨

입력 : 2022-07-22 00:16:42
수정 : 2022-07-22 12:29:29

아름다운 얼굴 (119)  유기견 구조가 김경미

 

문발동서 애견카페 운영하는 꼬물이맘 김경미씨

한 식구가 된 유기견들과의 교감이 큰 행복

파주 문발동에서 스페이스 애견카페를 운영하는 김경미 씨는 오늘도 애견 4마리와 출퇴근을 한다.

김경미 씨가 처음부터 이곳을 애견카페로 만든 것은 아니다. 원래 이 공간은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쓰려고 했다. 로스팅도 하고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교육에 열정을 바치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을 애견을 돌보는 장소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수정했다.


 

4년간 7마리 유기견을 입양시켜

경미 씨는 6년 전 이곳 문발동 돌단풍길에 가게를 차렸다. 퇴근 무렵이면 산에 숨어있던 유기견들이 내려와 먹을 걸 찾아 거리를 헤매는 모습을 보게 됐다. 퇴근하면서 문밖에 사료와 마실 물을 내놓았다. 개들이 낯이 익기 시작했고, 그들이 아이들에게 막대기로 찔림을 당하거나 발로 차이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졌고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지난 4년간 하나 둘 씩 동물보호단체와 연결해, 7마리의 유기견을 황량하고 잔인한 거리에서 구해와 따스한 주인의 품에 안겨주었다. 경미 씨는 될 수 있는 대로 유기견을 동물보호소에 맡기지 않으려 한다. 유기견들이 동물보호소에 맡겨지면 그들의 생사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작년 유기동물은 12만 마리, 휴가철에 개 유기 많아

지난해(2021) 길을 잃거나 버려진 동물이 12만 마리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보다 9.1%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한 해 유실·유기동물 수가 10만 마리를 넘어서는 상황은 2017년 이후 5년째 계속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가 발간한 ‘2021년 유실·유기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은 총 116,984건으로 전년보다 11,733(9.1%) 감소했다. 유실·유기동물 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줄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유실·유기 동물중 25.8%는 자연사, 15.7%는 안락사로 10마리 중 4마리(41.5%)가 보호소에서 사망했다. 입양은 32.5%, 가족을 찾아간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유실·유기 동물중 개가 84,136건으로 대부분(72%)을 차지한다.

고양이 유실 발생 건수는 출산시기인 5, 6월에 증가하다 8월에 감소하고 가을철에 다시 증가하고, 개의 경우 휴가철에 늘고 겨울철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게 통상적이다.

주인의 보살핌 속에 주인들에게 기쁨을 주던 반려견의 운명은 주인의 성품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주인은 크게 나누면 두 종류다. 개를 자기 식구같이 생각해 끝까지 돌보는 주인과 처음엔 식구로 생각해 좋아했다가 개가 아프거나, 너무 커지거나, 배변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개를 버리는 주인으로 나뉜다. 여름 휴가철이 끝난 관광지에는 버려진 개들이 떼로 다닌다.

 

운정신도시 개발 때 버려진 유기견들 어디로 갔나?

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토지 보상을 받아 아파트로 이사가야 할 집주인들은 집 마당에 묶어놓고 키우던 개들을 버리기도 한다. 파주의 경우 운정지구와 교하동 개발로 인해 수년 전 유기견 발생이 피크를 이룬 적이 있었다. 유기견들은 대부분 개장수들의 사냥 표적이 되거나 파주시 동물보호소에 맡겨졌다가 거의 안락사 당한다. 정말 운 좋은 개들만 드물게 입양되어 목숨을 건진다. 우선 작고 건강하고 예뻐야 살아남는다. 반대의 개들은 거의 죽는다고 보아야 한다. 슬픈 현실이다. 전 세계에서 개를 식용으로 인정하고 있는 나라는 유일하게 대한한국 하나뿐이다. 우리나라도 이젠 개 식용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휴가철, 적성면에 버려진 유기견을 데려와

경미 씨는 꼬물이 엄마로 통한다. 꼬물이는 경미 씨가 2017년 처음 개 농장에서 데려온 생후 24일 지난 강아지다. 꼬물이는 수컷으로 현재 57개월이다. 그 햇수만큼 경미 씨가 정성껏 키웠다. 덩치가 아주 크지만, 사랑이 많아서 그런지 그 이후에 데려온 작은 강아지 소망이를 잘 챙겨준다. 소망이는 엄마 희망(3)이와 아빠 믿음(3)이 사이에 태어난 15개월 된 순둥이다. 작년 8월 적성면 마지리에 3마리의 유기견이 구조를 기다린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제보를 받고, 경미 씨가 출동해서 데려와 지금까지 키우고 있는 식구들이다.

 

입양을 기다리는 믿음, 희망, 소망이

경미 씨는 즉시 구조된 개들을 병원으로 데려가 예방접종을 했고 아픈 데를 치료했다. “차로 데려오는 동안 침을 흘리고 사시나무 떨 듯 떨었던 개들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며, “엄마 희망이는 심장사상충 3기로 아주 상태가 안 좋았었는데 이제 완치됐다. 아빠 믿음이와 딸 소망이는 중성화 시술을 시켜 이젠 기본적인 입양준비를 마친 셈이라며 입양자가 나타나 잘 키워주길 희망했다. 그녀가 꼬물이를 남기고 나머지 3마리를 입양시키고 싶은 것은 또 다른 유기견을 보살피기 위해서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유기견들은 사랑에 목말라 하고 있어요. 처음엔 경계하다가도 먹을 걸 주고 쓰다듬으면 이내 꼬리를 흔들죠.” 경미씨는 한 때 주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개들이 버려지는 걸 보면 참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미 씨의 소망은 병들고 버려진 개들을 사랑받게 만드는 것

그녀는 병들고 아픈 개들을 치료해서 사랑받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다. 그녀가 내건 입양조건은 체험적이다. ‘와서 3번 이상 만져주고 교감해 볼 것. 12일 동안 집으로 데려가서 식구 모두와 교감해 볼 것. 정말 키울 자신이 있는지를 알고 결정하라는 것. 그래서 결정하면 이름은 원래 그대로 불러줄 것과 집안에서 키워줄 것을 주문했다.

경미 씨의 굵직한 인생 프레임은 보험과 불교다. 어릴 적 엄마를 따라가 절에 드나들며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생명에 눈을 떴고 스님들을 보살피는데 몰두했다. 그때의 착한 심성이 이제 유기견을 향하고 있을 뿐이다. 보험은 삼성생명에 입사해 지금까지 FC(재정상담사)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보험도 어찌 보면 생명 관리다.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 아닌가? 사람과 또 개들과도 교감하며 살아가는 생명존중의 길이 일관되게 보인다.

오후 햇살 속에 유기견 4마리와 공원 산책, 그리고 행복의 조건

경미 씨와 개 4마리를 데리고 촬영을 위해 동네 공원 산책에 나섰다. 나는 희망이가 마음에 들어 끈을 잡고 같이 걸었다. 순박하고 통통한 게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믿음이는 아빠라고 믿기엔 다소 왜소했지만 나름 무게를 지니고 있었고, 꼬마 소망이는 엄마 뒤에 숨기 바빴다. 귀엽다. 오후 햇살 속에 개들과 어우러진 촬영은 신나는 경험이었고 경미 씨의 정말 밝고 기쁜 미소를 보았다. 개든 사람이든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진정한 기쁨 아닌가? 이 사랑의 가족이 좋은 인연을 만나길 바래 본다.

 

입양문의 김경미 010 7725 3235, 031 944 1027

SPACE 주소: 파주시 문발동 돌단풍길 57

 

 

김석종 기자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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