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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 (113) 파주청년 조서진   파주 청년의 로컬 실험 [책이 책으로만 남지 않도록] - 지역이 청년을 키우고, 청년이 청소년을 돕는 선순환

입력 : 2021-11-24 03:36:22
수정 : 2021-11-24 03:41:31

아름다운 얼굴 (113) 파주청년 조서진

 

파주 청년의 로컬 실험 [책이 책으로만 남지 않도록]

- 지역이 청년을 키우고, 청년이 청소년을 돕는 선순환

 

 

 

 

파주청년, 23세 대학생과 율곡고 학생들의 독서모임

스물셋 대학생과 다섯 명의 율곡고 학생들이 모여 6주 동안 책으로 변화된 일상의 기록을 남겼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일주일 분의 규칙을 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글로 써보는 "독서모임"이다. ”

[책이 책으로만 남지 않도록] 소개글이다. 파주에 사는 젊은 청년이 고교생을 모아서 독서모임을 했다? 청년이 청소년 독서모임을 도모하다니. 그 자체만으도 충분히 응원할 만한 일인데, 그 독서모임의 결과가 책으로 나왔다니 놀라왔다. 청소년들이 독서모임을 통해 변화를 맛보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었다.

 

 ▲ 청년과 청소년의 독서모임 결과 출판한 [책이 책으로만 남지 않도록]

 

어느날 마음이 무너지는 고통, 독서 통해 고통을 극복

조서진씨가 독서모임을 기획하게 된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한다.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으며 독서를 통해 그것으로부터 벗어난 경험이 있었다. 이 강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책을 사랑하게 되었고 이 경험을 고등학생들과 나누기 위해 직접 학교로 찾아가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자신이 책을 통해 삶의 고통을 극복했기에, 학생들과 함께해보기 위해 직접 학생을 모으러 학교를 찾아간 것이다.

모임에서 만난 다섯 명의 율곡고 학생들과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책을 읽으며 6주간의 독서프로그램을 정했다. 자기와의 규칙 정하기와 실천, 기록하기를 했다. 독서모임에 참여한 율곡고 학생들은 장은선(3), 정윤혁(3), 송승원(2), 심근수(1), 김건희(1)이다.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알 것 같다

이 독서 모임을 마친 학생들의 소감이 정말일까 싶게 자신의 변화를 말하고 있었다. 책의 힘일까? 아니면 기획자의 노력일까? 어쨌든 한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시기인 십대가 책을 통해 변화했다는 고백은 감동을 준다.

장은선 학생은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실천방법을 몰랐는데 책을 읽고 규칙도 세워보니까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독서 모임을 진행하면서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윤혁 학생은 좋은 결과와 선한 영향력을 얻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며 지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심근수 학생은 책이 나를 괴롭히는 심적인 생각들을 안 하게 해주는 데 도움을 많이 주었다고 했다. 또 김건희 군은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쑥스럽고 힘들었었는데 독서모임을 통해 그걸 극복했다고 적고 있다. 송승원 군은 번지점프나 기타공부 등 새로운 시도를 해 보면서 모임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 쇠꼴마을 전기차 투어 

 

텀블벅으로 모금하여 책 출판

이 책은 텀블벅이란 펀딩 사이트를 통해 60여 명의 후원을 받아 5백 부를 제작했다. 책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책 주인공들의 공력과 열정이 잘 녹아있고 청소년들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이 책의 제목대로 [책이 책으로만 남지 않도록] 해야할 것 같다. 보통 책을 보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책의 내용조차 잘 기억하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러나 독서모임처럼 같이 책을 읽고, 함께 실천해나간다면 독서가 삶을 변화시키는 큰 매개가 될 것이다.

 

로컬청년생활실험실은 파주형 희망일자리

독서모임을 기획한 조서진씨는 파주에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책을 좋아하는 미대생이다. 3학년을 마치고 휴학후 법원읍행정복지센터 희망일자리로 일하고 있다. 파주형 희망일자리인 로컬청년생활실험실 팀에서 일한다. 파주시에서 공모한 청년정책 공모전에서, ‘로컬청년생활실험실을 각 읍, , 동으로 확대 운영할 것을 제안했고,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율곡고 학생들과 함께한 독서 모임은 로컬청년생활실험실에서 진행한 그녀의 개인 프로젝트다.

 

 

지역이 청년을 키우고, 청년이 청소년을 돕는 선순환

조서진씨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시기인 십 대에 학교점수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을 더 평화롭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녹여 청소년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만들고, 이 독서모임을 통해 자신들이 변했다는 아이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파주시에서 청년에게 희망일자리를 주었기 때문이다. 지역이 청년에게 일자리를 주고, 청년이 지역의 청소년들과 삶을 나누는 이 아름다운 장면은 법원읍만이 아니라, 파주 곳곳에서 펼쳐져야하지 않을까?

5명의 학생 대부분은 독서 모임이 끝나니 허전하다. 기회가 되면 이런 모임을 계속하고 싶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신의 고통을 책으로 극복하고 그 경험을 청춘의 새싹들과 공유하며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조서진씨. 맑은 가을 햇살이 마스크를 벗은 그녀의 하얀 얼굴 위로 아름답게 빛났다.

 

구름바다출판사 031-8070-5450

이 메일 freeinae@icloud.com

 

김석종·임현주기자

 

 

공동저자

조서진

파주에서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책 좋아하는 미대생. 3학년 마치고 1년 휴학 후, 법원읍 행정복지센터 희망일자리에서 율곡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함.

장은선

율곡고 3학년 재학생. 사람들과 말하는 것을 좋아함. 서로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 즐거운 여고생.

정윤혁

율곡고 3학년 재학생. 역사를 좋아하고 장래 희망은 역사 선생님.

송승원

율곡고 2학년 재학생. 장래 희망은 바리스타, 취미는 운동, 영화보기, 책읽기.

심근수

율곡고 1학년 재학생. 내 행동으로 누군가 행복을 느끼고 좋은 감정을 느낄 때 내 마음도 뿌듯하고 행복하다. 장래 희망은 캠핑장 운영 사업가.

김건희

율곡고 1학년 재학생.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쑥스러운 학생이었는데 독서모임을 통해 말하는 게 쑥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됨.

 
#1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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