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도시가 쓰레기 제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

입력 : 2021-03-24 05:53:10
수정 : 0000-00-00 00:00:00

도시가 쓰레기 제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

 

 

최근에 부천시를 포함하여 목포시, 김해시, 수원시, 용인시, 청주시 등 전국 곳곳에서 쓰레기 소각장 건설계획을 반대하는 주민과 이를 설치하려는 지자체장과의 마찰들이 계속되고 있다.

부천시장은 인터뷰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며 지역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서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피력했으나 과연 쓰레기 광역화 사업의 결정과정에서 얼마나 부천시의 미래를 고민해보고 주민의 목소리를 청취했는지 궁금해진다.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천 번 생각에 한 번 실수라는 말로 현인(賢人)도 많은 생각 중에 한 가지쯤은 잘못된 것이 있으니 너무 안다고 자신하지 말라는 교훈으로 쓰인다. , 도시경영에서 아주 사소한 실수로 인해 도시의 흥망성쇠가 좌우될 수 있다. 그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릇 자신의 소신과 판단이 완벽하고 유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그 자체가 자기모순과 착각의 늪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즉 정책은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으며, 예상되는 여러 대안들을 측정하고 비교평가하여 최선의 대안을 도출하는 전략적 사고이다. 정책문제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면 정책목표의 설정도 잘못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대안의 탐색과 개발, 정책수단의 선택까지도 잘못될 수 있다.

 

부천시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빠른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미래의 가용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전국 2위의 인구밀도(15,563.27/km2)로 인해 삶의 질 하락과 함께 도시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향후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균형적인 지역발전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도시자원의 분배 및 활용 등의 불균형 문제로 인해 시민들은 점차 다른 도시로 떠날 수 밖에 없다. 도시인들을 가리켜 유목민(遊牧民)이라고 말한다. 집을 자주 옮기는 도시민들의 생활상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도시민은 언제든지 머물고 싶지 않으면 새로운 초원을 찾아 떠나가는 유목민처럼 다른 도시로 떠나가게 된다. 부천시는 그러한 도시탈출의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서투르고 성급한 리더십과 안일한 정책 결정방식, 그리고 정제되어 있지 않은 정책 품질은 결국 도시의 경쟁력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결국 작은 몸짓 하나에 도시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다른 인근 자치단체와 달리 부천시는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추진보다는 현재의 소각시설을 현대화하고, 장기적으로 쓰레기 제로를 위한 시정을 펼쳐야 한다.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는 인구밀도가 낮고, 넓은 행정구역 면적과 함께 자연적물리적 입지환경이 잘 갖추어진 지자체가 추진해야 하는 광역사업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부천시장은 사업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기 위한 인프라의 구축보다는 부천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쓰레기 제로 운동을 통해 건강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도시정책의 수립과 실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세계도시가 지향하는 쓰레기 제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폐기물과 소비된 물질은 온실가스의 중요한 원천이다. 소비재에는 자원 추출, 제조, 배송, 포장, 폐기, 처리 및 폐기를 통해 수명 내내 배출물이 포함되어 있다. 도시가 쓰레기를 매립지나 소각로에 버리는 대신 쓰레기를 최소화, 회수 및 처리하는 방식으로 쓰레기 제로 방식을 취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지역환경을 보호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연 복원력을 구축하고, 배출량을 줄이고, 지역사회를 촉진한다. 이것이 도시가 쓰레기 제로를 향한 길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폐기물 제로화는 재활용할 수 없는 재료의 사용을 줄이고 제품 설계에 영향을 주어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처리기술을 활용하여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같이 폐기물 제로 계층구조는 도시가 폐기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극대화하고, 폐기물을 회수하고, 회수된 자원을 새로운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 순위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폐기물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초기 단계에 있고, 폐기물 제로 목표를 추구하는 데 관심이 있는 도시는 먼저 보편적인 폐기물 수거 및 위생처리 시스템과 유기 폐기물 관리의 기회를 구축하여 폐기물 및 제로 낭비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그림] 폐기물 제로 계층 구조

 

 

폐기물 및 폐기물이 되는 소비재는 도시에서 중요하고 빠르게 증가하는 온실가스의 배출원이다.

 

폐기물 처리, 특히 매립지의 유기 폐기물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를 차지하며, 도시 폐기물 발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폐기로 인한 배출 외에도 폐기물로 끝나는 소비재 및 재료 내에 포함된 CO2 배출량도 있다.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할 수 없는 물질과 폐기물에서 일회용 품목을 최소화하고, 상품 재설계를 장려하고, 재사용을 촉진하고, 재활용을 늘리고, 폐기물 회수 및 처리를 늘림으로써 폐기물 관리를 개선한다면 도시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음식과 유기 폐기물이 매우 중요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람이 소비하기 위해 생산된 식품의 1/3이 손실되거나 낭비되어 매년 13억 톤에 달하고 있다.

2020년까지 폐기물 제로를 선언한 두바이, 오클랜드, 밀라노, 텔아비브, 시드니를 포함한 도시들은 다음과 같이 약속을 했다. 첫째, 2015년 대비 2030년까지 도시의 1인당 고형 폐기물 발생량을 최소 15% 줄인다. 둘째, 2015년 대비 2030년까지 매립 및 소각으로 처리되는 도시 고형 폐기물의 양을 50% 이상 줄인다. 셋째, 2030년까지 매립 및 소각에서 우회하는 비율을 70% 이상 증가시킨다.

 

폐기물 제로화를 향한 진전은 지역 환경을 보호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탄력성을 구축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촉진시킨다.

첫째, 기후 및 환경 지속 가능성을 증진시킨다. 온실가스, 특히 메탄 배출 감소 외에도 폐기물 제로 시스템은 지표 및 지하수, 악취, 해충, 조류 및 기타 전염성 질병 매개체의 존재에 대한 영향을 감소시킨다.

둘째, 폐기물 관리에 대한 도시 비용을 낮추어 준다. 재활용, 회수 및 처리를 통해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폐기 및 폐기장 유지 관리 비용이 절감된다. 매립 공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소각시설에 대한 반대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도시에서 폐기물 증설 및 신규 부지를 찾는데 더 많은 예산의 지출과 지역 공공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더 나은 분리수집은 재사용되거나 생산주기로 다시 '반복'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복구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도시는 폐기물 처리시설의 경제적 수익만을 고려하기 보다 도시체계 전반에 걸쳐 처리 및 복구 솔루션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기후적 이점을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함으로써 식량 및 에너지 안보와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자원의 보다 효율적인 사용, 퇴비 및 에너지(바이오 가스 및 열로부터) 생산을 위한 유기 폐기물 사용으로 인해 지역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및 탄력성을 향상시킨다. 쓰레기 제로를 향한 노력은 또한 잉여 식량을 회수하여 푸드 뱅크와 자선 단체를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식량 빈곤과 기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사회적 혜택을 강화한다. 지역사회 퇴비화, 수리점, 과잉 식량으로 요리하는 카페, 도구 및 장비 대여와 같은 '경제공유' 이니셔티브와 같은 이니셔티브는 지역사회를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파리는 버려진 기차역을 재개발하여 가전제품 수리, DIY, 도시 농업 및 식사를 위한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다섯째,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 폐기물 제로 전략은 기술 집약적인 매립이나 소각보다 10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폐기물의 수집, 분류 및 처리에는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하며 회수, 재사용 및 수리 시스템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

여섯째, 자원 고갈 완화에 기여한다. 구리, , 알루미늄을 포함한 8대 필수 광물자원이 향후 100년 내에 고갈될 위험이 있으며, 이러한 도시의 적극적인 폐기물 제로 조치는 자원 고갈의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부천시는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전환을 증가시켜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폐기물 처리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며, 2030년까지 전환율을 70% 이상 달성해야 한다. 또한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폐기물 제로화로의 전환에 대한 중간 목표(최소 70% 전환)를 달성하기 위해 고형 폐기물 및 재활용 관리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

부천시는 폐기물 분리수거를 개선하여 플라스틱 및 금속에서 음식 및 유기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습식 및 건식 물질의 재활용 및 회수율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일회용 품목 및 재활용 불가능한 재료, 특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직물, 목재 및 잠재적 플라스틱을 포함한 기타 재료의 회수 및 재사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필자소개

주성돈. 명지전문대 행정과 교수. 부천 YMCA 회원. 농업산림정책, 환경정책에 관심을 가지며 최근에는 도시행정과 지역개발을 강의하면서 점차 도시경영, 도시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희망하고 있다.

 

 출처 :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