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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의 이모저모 <15> 정태춘과 박완규

입력 : 2020-11-12 07:49:49
수정 : 0000-00-00 00:00:00

최순자의 이모저모 <15> 정태춘과 박완규

 

평택이 나은 정태춘과 박완규를 평택에서 만나고 싶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그대와 둘이서 꽃씨를 심던 그날도...”

 

아버지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로 고운봉이 부른 선창이다. 아버지 칠순 때도 이 노래를 부르셨다. 아버지는 노래를 듣느라 밤이면 늘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 주로 트롯을 즐겨들으셨다. 나는 하늘의 별이 되신 아버지 영향인지 노래 듣기를 즐겨한다. 주로 클래식을 즐겨듣지만, 가곡이나 가요도 좋아한다.

 

 

가수 중에서 누구를 좋아하느냐 묻는다면, 몇 사람 손가락으로 꼽는다. 그중 단연 첫 번째는 평택이 낳은 정태춘이다. 그의 던지는 메시지를 좋아한다. 그는 고민하며 의미를 노랫말에 담는다. 종종 그의 공연에 찾아다니기도 했다. 몇 년 전 수원 공연에 갔을 때다. 세상을 향한 그의 세상을 향한 고뇌의 시간을 알기에 그가 무대 위에 올라서는데 울컥했다. 어쩌면 공익을 위해 학창시절 나름 노력했던 나 자신이 그의 모습에서 반추되었는지 모른다.

  그날은 아내 박은옥과 '시인의 마을, 떠나가는 배, 북한강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등을 불렀다. 좋아하고 듣고 싶은 분들의 노래를 듣다 보니 가슴이 따뜻해졌다.

노래 중간 정태춘의 말도 가슴을 울리고 새로운 다짐을 하게 했다. 그는 주어진 사회, 상황에서 보람되고 열정적으로 살아왔다며, 한때 고민했던 것들을 다시 풀라고 했다. 더 힘차게 노력하면 더 좋은 상황,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그의 사회를 보는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정태춘과 함께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가수 중 한 명은 박완규이다. 어느 날 우연히 순수한 사람들의 삶을 노래로 전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가 부른 하망연을 들었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그도 평택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방송에서 '위대한 멘토'로 잘 나가던 때 김태원이 나락에 빠져 힘들게 살고 있던 박완규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완규는 처음에 자신에게 손을 내민 김태원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와 함께라면 누구나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박완규는 나중에 김태원에게 왜 자신을 선택했냐고 나중에 물었다. 김태원은 "인기 많은 가수랑 하면 돈은 벌겠지. 하지만 내가 최고의 보컬이라고 생각하는 내 동생이 길거리에 방치돼있는데, 그 동생을 잠에서 깨게 하고 다시 활동하게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게 아닐까?'라고 했다. 바로 김태원이 박완규를 최고의 보컬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김태원이 박완규에게 손을 내민 것은 박완규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고 한다. 2007년 박완규는 모든 음반 제작을 김태원에게 맡겼다. 그때 김태원은 술로 세월을 보냈고, 그걸 본 후배들은 그를 떠났지만, 박완규는 그 자리를 지켰다. 박완규의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박완규는 자신이 꿈과 희망을 품고 노력했던 평택에서 보낸 시절을 기억하며 다시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평택에서 나고 자란 정태춘과 박완규는 보배이다. 그 보배들을 키운 평택이 음향의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그들을 평택에서 음악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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