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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의 이모저모 <14> 별의 시인 윤동주문학관을 찾아서

입력 : 2020-11-09 06:19:05
수정 : 0000-00-00 00:00:00

최순자의 이모저모 <14> 별의 시인 윤동주문학관을 찾아서

 

 

올해는 광복 75주년이자 시인 윤동주가 떠난 세월이기도 하다. 윤동주 시인은 19437월에 독립운동 혐의로 교토에서 검거, 이듬해 후쿠오카형무소로 이송된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조국의 독립을 6개월 앞둔 216일 새벽 세시 경 옥사한다.

 

시인은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났다.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항의하여 숭실중학교를 자퇴, 용정 광명중학교에 편입한다. 의대나 법대 진학을 원하는 부친의 뜻에 따르지 않고 문학을 선택, 연세대학교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한다.

 

광복절을 앞두고 지난 8월 중순에 윤동주문학관(국가보훈정 지정 보훈시설 11-1-36, 2015. 10. 14)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전이라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었다. 단 실내 사진 촬영은 할 수 없었다.

 

 

윤동주문학관은 북악산을 마주 보고 인왕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시인이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이 동네에 살던 소설가 김송 집에서 하숙하며, ‘별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등을 지었다. 이를 기념하여 그를 기리는 문학관을 세운 것이다.

 

원래 이곳은 청운수도가압장이 있던 곳이었다. 가압장은 약해진 물줄기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윤동주문학관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그러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듯하다.

 

문학관 전시실은 시인채(1전시실), 열린 우물(2전시실), 닫힌 우물(3전시실), 별뜨락(휴식공간), 시인의 언덕(산책로)으로 나뉜다.

 

시인채에는 인간 윤동주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9개 전시대에 시인의 일생을 순서에 따라 배열한 사진 자료와 친필 원고 영인본, 그의 고향 우물 모형이 놓여 있다. 열린 우물에는 그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을 상상할 수 있도록 위가 열려 있는 중정이 있다. 닫힌 우물에서는 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을 볼 수 있다.

 

 

별뜨락은 차를 마시며 시와 시인에 대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시인의 언덕은 그가 매일 아침 걸었을 산책로에 서시가 새겨진 커다란 시비가 있다. 실제 윤동주 시인은 아침마다 인왕산을 산책하며 계곡에서 세수를 하고, 시상을 떠올렸다고 한다.

 

어쩌면 그는 밤에도 이곳을 걸으며 별을 바라보며, 멀리 고향에 두고 온 부모형제와 그 누눈가를 그리워했을지 모르겠다.

 

별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읍니다

 

(중략)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하략)

 

윤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는 유고집으로 그가 떠난 지 3년 후인 1948년에 31편의 시를 모아 출간됐다. 그의 고향에서 치러진 장례식에서는 새로운 길이 낭송됐고, 문학관 입구 벽에도 새겨져 있다.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중략)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하략)

 

정지용 시인은 윤동주 시인을 가르쳐 동섣달 꽃과 같은, 얼음 아래 다시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이라 했다. 그가 서시에서 바람에 이는 잎새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한 구절은 그의 정신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그와 같이 하숙을 했던 정병욱 후배는 그의 장점은 절대 남을 헐뜯는 말을 하지 않은 점이라 했다.

 

별의 시인, 윤동주를 만나러 가보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전시실 입장은 어렵더라도, 별뜨락과 시인의 언덕을 따라 그의 순백한 영혼을 만나보자. 이어지는 성곽길과 자하문길 걷기는 덤이다.

 

 

* 윤동주문학관

- 관람시간: 10:00~18:00

- 정기휴관: 매주 월요일, 11, 설날추석 당일

- 단체관람 시 사전 예약 필요: 02-2148-4175

-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편집위원 최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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