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서 <5> 파주이슬람 사원

입력 : 2020-07-01 09:02:16
수정 : 2020-07-22 03:21:11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서 <5> 파주이슬람 사원

 

편집자주

종교(宗敎)란 삶의 궁극적 의미를 추구하는 일이고 마음의 평화를 가르치고 수행하는 과정일 수 있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은 갈등과 반복, 혐오, 소외 등으로 한없이 왜소해지고 무의미해지는 삶을 버티고 있다. 마음의 안식을 찾고, 평화를 확장하는 일이야말로 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길일 것이다. “세계의 평화를 원한다면, 나부터 평화하자”. 이 코너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종교단체와 수행단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현세는 내세로 가는 경작지” ‘관용과 형제애’의 종교

 

  ▲가운데 인물이 이맘 사이플, 우측 바로 옆이 관리인 디프(이무사)

 

 

월롱면 영태리의 ‘파주 마스지드’ 금요 오후 예배

파주에도 이슬람사원이 있다. 소재지는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 파주 masjid란 팻말이 붙어있다. 마스지드란 ‘엎드려 예배하는 곳’이란 뜻으로 이슬람 사원을 말한다. 파주 masjid에선 1백50여명의 이슬람 신자들이 매주 금요일 낮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 신자들은 주로 파주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고 그밖에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원래 모이던 인원의 반 정도만 모이고 있다. 발열체크하고 내방자 정보를 적고나서 이층 기도실로 올라갔다. 수도 간에서 얼굴 곳곳과 발을 씻고, 입안을 물로 3번 헹구고 물기 젖은 손을 털어 머리칼을 뒤로 넘긴 뒤 기도실 뒷부분 구석에 앉았다.

예배 전 신체를 이렇게 씻는 행위를 우두(wudū′)라고 부르는데 알라 신을 만나기전에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의미의 예배 전 필수과정이다.

 

 

▲ 파주 성원 모습

 

 

한국인으로 귀화한 방글라데시 유학생이 사원관리자

안내해준 사원 관리자 ‘디프’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92년 유학생으로 한국에 와 2003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한국이름은 이무사. 수입식품 가게 4개를 운영하는 기업인이다. 그러나 이슬람 성전 기도시간에 참석한 나에 대한 엄격한 규칙 적용은 짜증이 날 정도로 철저하다. 사진을 찍기 위해선 움직이기 전에 허락을 받아야 했고, 앞쪽으로 나가 사진을 찍다가 그에게 저지되어 다시 뒤로 물러나야 했다. 메카방향에 서 있는 이맘(Imam:공동체를 지도하는 통솔자)이 설교를 하고 있고, 이윽고 전원이 다 일어나 고개를 숙이다 반절을 한다. 다시금 이맘의 구령에 맞추어 큰 절을 일제히 한다. 완전히 엎드린 자세로 함께 모여 있는 이 광경이야 말로 복종을 뜻하는 이슬람의 상징을 나타낸다. 이 사원엔 한국인 5-6명이 출석하고 있다. 이슬람 신자들은 특별히 자신이 어느 성원(聖院:모스크)에 속한다기 보단 지역적으로 다기기 편한 성원에 다닌다.

이슬람(Islam)이란 명칭은 아랍어로 복종, 순종을 의미하며 남자 신자를 무슬림(Muslim) 여 신자는 무슬리마(Muslima)라고 부른다.

 

 

 

▲ 예배전 몸을 씻는 과정인 우두 (Wudu)

 

관용과 형제애를 가르치는 보편적 종교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 하면 테러집단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그건 기독교를 앞세운 서구문명권의 이슬람편견 때문이다. 또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 - 특히 911 테러나 IS의 끔찍한 처형장면들이 뇌리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98%에 달하는 이슬람신자들은 극렬분자들의 소행을 비난하고 있다. 또 그들 때문에 이슬람 교인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편견이 억울하다고 말한다. 미꾸라지 몇 마리가 맑은 연못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셈이다.

이슬람을 선입견 없이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기독교와 큰 차이가 없는 종교다. 일단 같은 유일신 하나님(Allah로 부름)을 믿는다. 아담, 아브라함, 모세, 예수의 존재를 믿고 하나님에 대한 절대 복종과 우상숭배를 금하는 게 같다. 최후 심판과 부활을 믿는 것도 같다.

다만 이슬람교는 중재자 없이 하나님과 자신 간 직접적인 소통과 관계를 중요시 한다. 따라서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이슬람교는 예수는 신이 아닌 선지자이고 예수에 이은 마지막 선지자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Muhammad)라고 믿는다. 흔히 마호메트, 모하메트라고도 한다. 이슬람교의 경전은 꾸란(al-qu‵rān)이고, 무함마드의 언행(순나:Sunnah)을 기록 정리한 성훈(聖訓) 하디스(Hadith)를 꾸란 다음으로 중요한 자료로 여긴다.

 

 

 ▲ 예배하는 모습

 

 

이슬람의 인생관은 ‘낙천과 관용’

기독교는 원죄를 기본으로 설정하고 대속자 예수를 믿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슬람은 인간의 속성은 원래 착하다는 성선설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슬람의 인생관은 낙천과 관용이다. 실제로 여행지에서 이슬람 신도들을 만나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들의 친절과 호의에 감명 받는다. 성훈 하디스에서 무함마드는 “현세는 내세로 가는 경작지에 지나지 않으니, 내세에서 받을 상을 저축하기 위해 현세에서 좋은 일을 하라”고 명령 한다. 십자군 전쟁을 들여다보아도 기독교인들은 탐욕과 잔인성이 드러나는 반면 이슬람교도들은 관용이 드러난다.

 

 

 ▲ 예배인도자인 이맘(Imam) 사이플

 

 

‘한 손엔 칼 한 손에 꾸란’ 문구, 꾸란 어디에도 없다

‘한손에 칼 한손엔 꾸란’ 이란 말도 허구다. 꾸란 어디를 뒤져 보아도 이런 문구는 없다. 이슬람의 확장을 우려한 로마 가톨릭교회의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지어낸 말이다. 지하드(Jihad)란 말도 곧잘 테러집단의 행동원리로 매도되고 있다. 원래는 확고한 신앙신념과 원리를 지키고 전파시킬 신도의 의무를 지칭하는 말인데도 말이다. 이런 식으로 이슬람교는 한국서 많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 자라온 종교이다.

 

한국이슬람 20여만 신자, 한국인 신자는 3만5천명 추정

6.25전쟁 때 파병된 터키군의 임마(예배인도자)에 의해 시작된 한국이슬람은 현재 전국적으로 약 20만 명의 신도가 있으며 그중 한국인 국적의 신자는 3만5천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1955년에 이문동에서 한국 최초의 신자로 기록되고 있는 김진규, 윤두영과 신도 70여명이 모여 한국이슬람협회를 발족했다. 76년 한국 최초의 모스크(聖院 성원)인 서울중앙성원이 한남동에 지어졌고, 이후 부산, 경기광주, 인천, 안산, 파주 등 전국에 9개의 성원과 60여개의 임시 예배처가 있다.

파주성원은 지역 내 이주노동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2000년 10월 영태리에 부지를 구입하고 공사를 시작, 이듬해 3월에 문을 열었다. 카타르 대사관에서 성원 옆 부속건물(현재 식당이나 친교장소로 쓰임)을 지어주었고 서울중앙성원에서 2층 기도실 공사비를 보조해주어 현재의 시설을 갖추었다.

 

 

▲ 예배중에 꾸란을 읽고 있는 신자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터역할 하는 성원(聖院)

최근 일자리를 잃어 잠시 성원에서 투숙하고 있는 3명의 무슬림들이 보였다. 공짜로 숙식을 해결하는 대신 2층 기도실과 아래 층 행정실을 부지런히 청소하고 있었다. 무슬림들은 이렇게 이국에서의 고단한 삶을 이슬람교의 관용에 의지해 견뎌가고 있었다.

신앙고백(Shahada), 하루 다섯 번 기도(살라트: Salat), 자선(Zakat), 라마단 금식(사윈:Sawin), 메카성지순례(핫즈: Hajj)를 신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이슬람은 현재 세계 총 신자수가 16억 명으로 기독교에 이어 세계 2위의 종교다. 한 신자가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앗 살라무 알라이쿰(As-salamu alaykum : 신의 평화가 당신에게)”

 

파주 이슬람사원: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 421-9

관리인 전화 010 7324 9513

 

#116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