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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의 이모저모 <4> 무신경한 골목길 공사와 방역 선도국 칭송

입력 : 2020-06-14 10:06:00
수정 : 0000-00-00 00:00:00

최순자의 이모저모 <4>

무신경한 골목길 공사와 방역 선도국 칭송

 

 

 ▲골목길 공사에도 안전요원의 안내가 제대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자료사진)

 

보육학 관련 업무로 서울에 일주일에 한 번 나가는 곳이 있다. 자가 운전을 해서 간다. 몇 주 전부터 들어가는 도로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 길은 일방통행이다. 4주 전에 늘 들어가는 쪽으로 갔더니 반대 방향으로 가라고 한다. 할 수 없이 깜박이를 켜고 일방통행 길을 반대 방향에서 들어 간 적이 있다.

 

지난주에도 갔더니 공사 중이다. 늘 다니는 곳으로 갔더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에 안전봉을 든 안전요원이 반대 방향으로 가라고 한다. 가라는 곳으로 갔더니, 역시 안내를 하는 안전요원이 처음 들어가는 쪽으로 가란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가라고 했다고 했더니, 일하는 분과 얘기를 나누더니 처음 갔던 곳으로 가야 한단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서 갔다. 건물을 가운데 두고 길을 빙 돌아서 갔더니 그곳에서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가란다.

 

아니, 이건 운전 연습 시키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것인가? 조금 화도 났다. 내가 공사 상황을 보니 처음 들어가는 방향으로 들어가는 가는 게 맞을 성 싶었다. 내 생각을 얘기하며 길을 막고 있는 공사 안내자에게 반대쪽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로 연락을 해보라고 했다.

 

전화를 건다. 그러더니 들어가라고 한다. 공사를 할 때는 그냥 양쪽에서 들어가는 차량을 막는 게 대수가 아니라, 어떻게 교통 통제를 할 것인지를 사전에 얘기 나눴어야 하는 게 아닌지. 양쪽에서 안내 하는 사람뿐 아니라 공사관계자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동경에서 7년 간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눈에 띄게 크게 일본과 비교가 되는 것 중 하나는 공사를 할 때 충분한 거리를 두고 안내하는 것 차이였다. 일본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공사 안내하는 것과 대조적로, 우리는 공사하는 곳 바로 앞에 안내 표시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달리는 도로에서 공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리 앞쪽에 공사 안내판을 세워두면 좋을 텐데, 공사하는 곳 바로 앞에 가서 차선을 바꿔야 하는 위험한 상황을 몇 번 만나곤 했다.

 

코로나19는 우리도 처음 겪은 일이라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일본을 포함하여 여러 나라에서 우리가 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칭송하고 있다. 갑작스레 생긴 코로나19는 그럴진대, 오래 전부터 해오던 골목길 공사를 매뉴얼 없이 하는 무계획은 없어졌으면 한다. 무신경한 골목길 공사도 방역 선도국 칭송이 부끄럽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혹여, 나는 신경을 쓰고 계획해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는데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지. 위험 신호를 미리 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는지. 골목길 공사의 무신경을 경험하면서 나도 들여다본다.


최순자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원장/ 대학강의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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