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오랜 시간 한 가지 자세, 건강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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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늘 수확 철이 되면 할머니 환자분중 이런 환자가 꼭 있다.
‘한 두 세 시간 마늘 깐다고 앉아 있었더니 어깨, 허리 안 아픈 곳이 없어. 나이드니 아무것도 못하겠네.’
똑같은 자세로 계속 있으면 어찌 할머니만 아프시겠는가. 직장인들 중에도 오래 컴퓨터를 보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 명절에 장거리 운전을 한 사람들도 허리통증을 호소한다.
그들에게 항상 내가 하는 말은 ‘좀 쉬었다가 허리도 펴고 근육 좀 움직여 주고 다시 하고 그러세요.’ 다. 그러나 그들 이야기는 그 당시에는 아픈지 모른다는 것이다.
활인심방에 나오는 글의 한 대목을 보자.
久視 傷心 損血 구시 상심 손혈 久坐 傷脾 損肉 구좌 상비 손육
久臥 傷肺 損氣 구와 상폐 손기 久行 傷肝 損筋 구행 상간 손근
久立 傷腎 損骨 구립 상신 손골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심장이 상하고 피가 손상된다. 오래 앉아 있으면 비장이 상하고 살이 손상된다. 오래 누워 있으면 허파가 상하고 기가 손상된다. 오래 걸어 다니면 간이 상하고 힘줄이 손상된다. 오래 서 있으면 콩팥이 상하고 뼈가 손상된다.”
이 글을 보면서 음양오행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라면 心 脾 肺 肝 腎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 올 것이다. 물론 그 오행(목화토금수)이 속하는 신체 장기가 있고 그와 관련하여 심에는 혈, 비에는 육, 폐에는 기, 간에는 근, 신에는 골이 관련이 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심장에는 당연히 혈 즉 피가 연관이 된다. 다른 조합들도 신장에는 뼈 이런식으로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연관보다 문장의 첫 머리인 久視, 久坐, 久臥, 久行, 久立에 더 관심이 많다. 이렇게 해석해 보면 어떨까? 오래 쳐다보기만 하면, 오래 앉아 있기만 하면, 오래 누워있기만 하면, 오래 걸어 다니기만 하면, 오래 서 있기만 하면 이렇게 해석하고 나면 병은 오래 무언가를 해서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어느 장기에 병이 생긴다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아닐까.
위의 다섯 줄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 가지 자세를 너무 오래 취하면 건강에 나쁘다.’
래소한의원 권 해 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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