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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④ 김경민/최하림/최원진 봉일천고 레슬링부

입력 : 2014-11-20 1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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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를 빛내는 건 어른들만이 아니다.



이번 호에는 파주를 아름답게 하는 인물로 청소년을 찾았다. 



봉일천고(교장 서영순)가 지난 10월 28일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레슬링 금메달 3개를 땄다. 김경민(고3)은 자유형 120kg급과 그레고로만 120kg급에서, 최원진(고3)은 그레고 로만형 97kg급에서 금메달을 받아 대한민국 레슬링의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성과는 선수들 뿐 만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레슬링협회(함재상 회장) 모두의 노력이 어울러진 값진 것이었다.    



봉일천고는 다문화교육연구 학교, 미술영재 학교 등의 특색사업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다양한 진로를 지도하고 있다.봉일천고 레슬링부는 2009년 4월에 창단하였다. 이번에 2개의 금메달을 받은 김경민은 97kg급이었으나 체중이 늘어 120kg급으로 도전하여 그레코와 자유형 두 개의 종목을 석권하였다. 최하림은 62kg급에서 3위 결정전에서 탈락했으나, 중학교 학습 성적도 상위권일 정도로 머리도 있고, 운동신경도 발달해서 체육지도자로 커나갈 거라 촉망받고 있다. 최원진은 91kg급 선수였으나 체중이 늘어 97kg급으로 선발되었는데, 16개 시도에서 출전한 선수들과 치룬 4경기에서 1포인트도 잃지 않고 우승했다. 



체육지도교사 윤지영 선생님은 ‘학교와 선생님께서 잘 지도해주셔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인사말에도 극구 학생들의 좋은 품성과 성실성 때문이라고  아이들을 칭찬하였다. 서영순 교장도 “학생들이 등교할 때 레슬링부 아이들이 열심히 아침 운동하는 것을 보면 저절로 생활지도가 된다”며 칭찬을 잇는다. 



어떤 학교나 체육지도자들은 성과 중심으로 훈련을 시키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체중을 조절하여 성적을 내도록 하는데, 조규성 코치는 아이들이 성장기이므로 체중조절을 안시킨다고 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체급을 높여 출전하였는데도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체중과는 무관하게 실력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를 고려하며 지도하는 조규성 코치가 진정한 체육지도자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대한레슬링협회 청소년 대표팀 코치로 나가계셔서 뵙지 못했지만, 조규성 코치를 만난 아이들도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습장없이 찢어진 매트위에서 



3시 50분까지 정규 수업을 다 받은 후, 레슬링부 학생들은 산을 넘어 봉일천중학교로 간다. 학교에 전용연습장이 없어서이다. 봉일천중학교 체육시설도 주차장을 개조한 시설이었다. 통풍이 안되어 여름에는 곰팡이, 겨울에는 습기 등으로 운동하기에는 악조건이라 하는데도 아이들은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다.



107kg 덩치의 금메달리스트인 김경민 학생을 붙들고 잠깐 인터뷰를 하였다. 커다란 덩치에서 나오는 웃음이 무척 해맑았다. 아버지 김상구 (55세,파주시 조리읍 등원리)씨는 특공대 출신으로 운송업을 하고, 삼형제중 둘째로 형은 군인, 남동생은 6학년이다. 운동은 5학년때부터 유도로 시작했다. 중학교때 유도와 레슬링을 병행하다가 감독의 권유로 레슬링을 시작했다. “뭔가 하고 싶었다. 그게 운동이었다. 레슬링은 사람이랑 엉켜서 넘기는게 매력이다.” 



 



 





러시아처럼 레슬링이 생활체육이 되었으면 



우리나라도 레슬링이 생활체육으로 널리 보급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펼쳤다. “러시아에서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매트위에서 뒹굴며 운동할 수 있도록 하여 레슬링이 국민 체육이 되어 있다”한다. 사실, 이 문제는 비단 체육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체능을 기본으로 다루지 않고, 학습만을 중시하는 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운동선수는 자질도 중요하지만, 자질이 있으면 거만해지는 것 같아요. 끈기있는 사람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이 표본이란다. 중학교때는 그저 그랬는데, 꾸준히 운동하다보니 성적이 오르고 성취감이 있었다. 작년 대통령배 전국 레슬링대회에서 97kg급 그레코와 자유형 모두 금메달을 땄을 때가 가장 기쁜 기억이라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도쿄올림픽을 기다린다!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체중조절을 안시키는 조규성코치, 아이들의 착한 품성을 스포츠로 잘 승화시켜주는 정현우 코치와 윤지영 교사가 있어서, 올해 아시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도 그레코로만형 3위(2명 수상)를 한 것 같았다. 



김경민과 최하림 둘은 나란히 백석대로 진학한다. 두 학생이 훌륭한 지도를 받아 국가대표가 되었으면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때부터 레슬링이 부활한다. 여기서 봉일천를 빛낸 레슬링부 학생들이 금메달을 거머쥐고 돌아와, 레슬링이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써주기를 기대한다. 



돌아서서 나오는 길. 이런 기대를 하면서도 어둑한 조명, 찢어진 매트, 곰팡자국이 난 연습장이 밟혀 미안하기만 했다. “미안하다. 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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