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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매운 오랑케’라니!!!

입력 : 2015-02-10 13:26:00
수정 : 0000-00-00 00:00:00

목련이 ‘매운 오랑케’라니!!!



 





이제 봄이 오려나 봅니다



카페의 한 회원이 목련 봉오리가 맺힌 것을 보고 ‘이제 봄이 오려나 봅니다’라며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렸다. 봄꽃 중 가장 일찍 피기 때문에 영춘(迎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니 목련 봉오리를 보면서 봄을 맞이하는 기대감이 높았을 것이다. 



나는 직업의식에 사로잡혀 ‘그것은 한약재로 쓰이는 신이입니다’라는 댓글을 올렸다. 그 후  신이는 어떤 증상에 좋으냐, 어떻게 먹어야 하느냐, 지금 따서 말려두면 되느냐…….  나는 내 글에 이만저만 후회한 것이 아니다. 그저 꽃봉오리는 꽃봉오리로 봐야만 하는 것을. 



 



신이(辛夷)



신이의 한자 뜻은 ‘매운 오랑캐’이다. 어찌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그 어원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두산백과』에 나오는 이야기. 중국 명나라 신해년 어느 날, 어떤 사람에게 콧병이 났다. 코가 막혀 계속 콧물이 흐르고 피가 나서 약을 찾아다니던 중 한 변방의 소수민족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꽃을 받아왔는데, 그것으로 치료해 병이 나았다. 그래서 그 꽃잎의 이름을 신해년(辛亥年)의 '신(辛)'과  소수민족을 가리키는 '오랑캐'라는 뜻의 '이(夷)'를 합해 '신이(辛夷)'라고 짓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이를 맛보면 특이한 향기와 매운맛이 나는데, 그래서 매울 ‘신’ 자를 쓴 것일지도 모른다.



 



생김새와 효능



중국 청나라 사람 당종해(唐宗海)와 장사양(張士讓)이 지은 『본초문답』에 쓰인 신이의 효능을 보자. ‘나무 끝에 생기며 봉오리 끝부분이 뾰족하고 모두 하늘을 향하고 있으므로 약성이 잘 상승하며, 맛은 맵고 기는 발산하므로 작용이 주로 상체로 올라가 뇌와 코의 풍한(風寒)을 흩는다.’



나무 끝에 생기는 봉오리이니 사람으로 치면 머리에 해당할 것이고, 봉오리가 자라 꽃을 피우려니 얼마나 힘차게 뚫고 나왔겠는가. 그러니 인체의 무언가를 뚫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매운 맛은 열을 내니 차가운 기운을 없애 줄 것이다. 이처럼 생김새로 신이를 이해하면, 신이가 몸 속 차가운 기운으로 오는 코막힘, 축농증을 치료하고, 두통에도 효과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모든 약재는 서로 어우러지도록 배합된다. 신이는 창이자, 세신을 만나야 제대로 효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동의보감』에는 신이 하나만으로도 약재가 된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를 단방(單方)이라고 부른다. 약이라는 생각보다 코막힘, 비염에 도움이 되는 차로 복용을 해보자.



공기 좋은 곳에 사는 목련 나무에서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를 따서 말린다. 꽃이 피기 전에 따야 하는 이유는 활짝 피면 약기운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백목련, 자목련 둘 다 사용을 하나 약효는 자목련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털을 제거하고 꽃받침도 없앤다. 안의 심만을 이용하는 한의사도 있다. 털을 제거하기가 힘들다면 반을 잘라 사용해도 무방하다. 하루 3~5g을 20분 정도 은근히 끓여서 500ml로 만들어 차로 마시면 좋다. 너무 오래 끓이면 약효가 날아가서 매운맛이 덜하다. 가루로 만들거나 환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가루나 증류액을 코에 불어 넣기도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해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권해진 래소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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