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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57) ‘시민의 눈 파주모임’ 접주 김명기

입력 : 2017-04-20 12:44:00
수정 : 0000-00-00 00:00:00

 

프로골퍼에서 ‘시민의눈’ 활동가로 




19대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촛불혁명으로 앞당겨진 대통령선거.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이 소송인단을 꾸려 ‘18대 대통령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4년이 넘도록 재판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정원 댓글 등 대선 개입사건도 그 뿌리를 파헤치지 못했다. 더구나, 국민의 투표행위를 원천적으로 방해하는 선관위 디도스 사건은 의혹 제기에 그친 채 잊혀져가고 있다.

이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투표권이 온전히 제대로 개표되도록 하자고 단체가 만들어졌다. ‘시민의 눈’이다.

‘시민의 눈’은 시민의 참여로 공정선거, 공정개표가 되도록 하자는 선거과정 참여 운동단체이다. 지금 전국 3만명의 회원이 있고, 근래에 개봉된 [더 플랜] 다큐멘타리 영화에 충격을 받은 많은 시민들이 속속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의 눈’은 “우리 투표구는 우리 지역에서 지킨다”는 모토를 내걸고 지역별로 활동을 하고 있다. ‘시민의 눈 파주모임’에서 접주가 된 김명기(48세, 교하)님을 찾았다.

 

‘시민의 눈’ 파주접주가 되다

“18대 대통령 선거 20~30%정도 밖에 개표가 안되었는데 너무 일찍 확정 발표를 해서 찜찜했다. 대법원에 선거무효 소송을 냈는데도 재판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근원적으로 고치려면 투표소에서 수개표하는 방법 말고는 없는 것 같다. 투표에서는 이기고 개표에서는 지는 것을 어떻게 그냥 두고 볼 수 있는가? 시민의 눈이 결성되었고, 개인적인 가정사 정리가 잘 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그는 영화 ‘더플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 ‘시민의 눈’에서 투표 및 개표 참관 등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핵심은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여 제도적으로 방지할 길이 없어, ‘시민의 눈’ 활동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금 송영길 의원이 ‘투표소에서 수개표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나섰겠습니까? 시민들의 눈높이를 정당이 따라오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세월호때도 사실은 기존 정당에서 아무것도 못해주고, 유가족이 알아서 싸워야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대선 이후에도 ‘투표소에서 수개표’가 되지 않는 상황이면 ‘시민의 눈’은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 치르고 나서 지금의 ‘시민의 눈’ 활동이 응집되어 투표소 수개표 법안이 통과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보니 ‘시민의 눈’ 활동은 단순한 선거감시 운동이 아니라, 시민발의 입법 과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시민의 눈 파주모임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투표가 아니라 개표가 결정한다’

파주모임에만 16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그중에는 CMS 후원만 하는 사람도 있고, 오프라인에 나와서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대개의 회원들이 직장이 있고, 아이 돌봐야 하고, 시간 내기 어려운데도 회원이 느는 이유는 투표만으로 안되고, 개표 등 선거과정이 투명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모두들 해야하니까 하는 거죠. 시간을 나눠서 투표함 지키고, 시간을 나눠서 피켓팅하고, 시간을 나눠서 투·개표 참관하고. 자기 여건에 맞게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해요.” 선거 감시 운동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다. 그래서 회원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부담을 덜면서 역할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사전투표, 투·개표 참관활동 해야

시민의 눈이 되면, 거소투표, 사전 투표 참관 및 투표함 보관 감시, 선거일 투표 및 개표 참관인 및 방청 활동 등을 자신의 여건에 맞게 할 수 있다.

거소투표는 복지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이동이 어려운 5인 이상의 공동거주자가 있을 경우 신청하면 살고 있는 곳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거소투표소가 지정되면 이의 참관도 필요한데, 요양원이 많은 파주에서는 적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또한 5월4일과 5월 5일 양일간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파주시 관내에서 18개 곳에서 시행된다. 이 때도 참관이 필요하다. 또한, 사전투표가 끝나는 5일 저녁부터 선거당일인 9일까지 사전투표함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지킴이 활동도 필요하다. 그리고 투표함 이동 차량에 동행할 참관인도 필요하다.

그리고 선거당일 투표 참관 및 개표 참관도 중요하다. 투표소에서 개표소로 이동한 이후 실제 개표가 이뤄지는 과정을 아주 많은 시민들이 방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 동료 프로골퍼들과 청주그랜드 연습 라운딩

프로골퍼에서 ‘시민의 눈’ 활동가로

김명기씨는 프로골퍼이다. 97년, 29세 나이에 골프를 시작하고, 2000년부터 프로골퍼로 활동을 했다.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4년만에 프로진출을 했다. 학생과 어른들 교육하거나, 학생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나가는 일을 했다.

그러다, 그를 정치에 뛰어들게 한 사건이 있었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대통령의 서거. 그 때 그는 말할 수 없이 분노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심히 악랄하고 악마같은 저들을 그냥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전까지는 시민단체에 후원하고, 투표를 독려 하는 수준이었다가...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며 누구를 도울까 하다가, 유시민씨를 택하고, 시민광장 고양모임에 들어갔죠. 그 모임에서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며 같이 놀다가 국민참여당이 만들어져서 처음 입당이란 것 을 하게 되었죠.”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정당활동을 하게 되었다. 김해선거도 지원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정의당 3당 합당이 되어 통합진보당원이 되었다가, 다시 당이 쪼개지고, 정의당원이 되었다. 정의당 당명개정 선거에서 사회민주당 당명을 주장했지만 부결되었다. 이후 그는 사회민주주의를 공부하면서 지속적으로 사회민주당 창당을 노력해왔다.

그러다, 2012년 처남댁(당시 32세)이 출산하러 들어간 병원에서 사망했다. 건강한 산모가 출산 수술중 사망하고, 뱃속 아이는 뇌성마비가 되었다. 명백한 의료사고였다. 이 억울한 죽음이 의료사고임을 밝히고 의사가 구속되기까지 김명기씨는 5년 동안 싸워왔다. 검찰과 경찰과 병원측과 싸우고, 국립과학수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원, 의과대학 등을 쫓아다니며 증거를 찾고, 검사를 요청하고, 법원에서 재판을 했다. 그리고 이겼다. 그동안 오랜 의료소송으로 여러 집이 모여 살게 되면서 고양에서 파주로 이사했다.

의료 치사사건의 책임이 규명되어,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민의 눈’과 사회민주당 창당 활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 [더플랜] 영화가 공정 선거, 투명 선거의 필요성을 통계로 증명하였기에 홍보하고 있다.

 

‘즐거운 정치, 아이를 키우는 정당’이 꿈

“모든 일이 다 정치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해요. 외국의 사민당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어릴 때부터 정당활동을 하고 있지요. 같이 놀고 같이 활동하고... 그런 정당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사회민주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의 정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치를 외면하게 되어 저질인 사람들에게 지배당하게 된 것’. 다행이 박근혜 최순실게이트로 사람들이 눈을 뜨게 되어 이제는 진짜 민주주의를 실천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정당에 끌어들일 만큼 유인력이 있는 활동을 펼쳐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치활동만이 아니라, 취미나, 레크레이션으로 함께 해서 즐거운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 자신은 골퍼이므로 사민당 당원들에게 친환경 골프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맨땅에 골프시합을 할 수 있는 친환경 골프장비가 개발되었다 한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 불가능해요. 최경주 같은 사람은 이제 없어요. 부모가 밀어주지 않으면 골프에 접근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남녀 아이들을 부모의 재력과 상관없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프로 친구들에게 재능기부하도록 하고 싶어요.”

그는 예전에 임대아파트 동대표로 있을 때, 관리비에서 ‘전통놀이’를 지원하여 1년 동안 실행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아주 재밌어했다는 경험을 들려주었다. 이렇게 즐거운 활동을 정치에 접목시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정치활동이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일하는 기간을 늘리자.”

‘시민의 눈’ 파주모임에서 지난 4월 16일 금릉역 중앙공원에서 홍보 캠페인을 했다. 10여명의 회원이 나와서 홍보활동을 했다.

이렇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이 있는 반면 보통의 시민들은 정치에 대해 나몰라라 한다. 시민들을 정치에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나라는 일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OECD평균 정도로 낮춰야 한다. 과로사, 재해도 많다. 진보진영의 사람들도 너무 많이 일한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일하는 기간을 늘리자.’ 이렇게 갔으면 좋겠다. 이것이 해결되면 노후에는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 수 있지 않겠나?” 그가 생각하는 정치는 간단하고 명쾌했다. 행복하려면 좋은 취미 즐거운 놀이를 많이 해야하고, 이를 돕는 것이 정치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려면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이 명명백백한 것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는 선거를 하는데, 그 표가 엉뚱한 데로 가는 것 같다. 그걸 막자. 그 활동이 ‘시민의 눈’이다.

“A에게 투표했는데, B로 개표되었다고 설명해요. 그러면 그거 부정선거 아니냐며 관심을 갖지요. 그 때 ‘시민의 눈’을 홍보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큼 일을 나누면서 ‘시민의 눈’활동을 할 수 있다며, 그는 [더플랜] 영화를 모두가 보았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시민의 눈 파주모임’ 사람들, [더플랜]을 만든 사람들, 부정선거 무효 소송을 하는 사람들, 내부의 부조리에 눈을 감지 않는 사람들, 권력자에게 주눅들지 않는 사람들....이 모든 사람 사람들이 있어, 우리가 ‘민주주의’를 떠들 수 있는 것 같다.

그 모든 사람 사람들이 바로 ‘나’이고, 바로 옆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투표 한 장’이 의미있도록 돕는 ‘시민의 눈’회원들 모두의 또랑또랑한 눈에 감사드린다.





 

임현주 기자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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