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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책꽂이] 유구한 세월을 이어 온 지혜, 『메주 공주와 비밀의 천 년 간장』

입력 : 2016-04-07 15:32:00
수정 : 0000-00-00 00:00:00

유구한 세월을 이어 온 지혜

메주 공주와 비밀의 천 년 간장/ 이경순/ 개암나무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온갖 먹거리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세상에, 오랜 세월을 품어온 우리 전통 장은 어떤 의미일까?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 장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동화책 『메주 공주와 비밀의 천 년 간장』이 나왔다. 옛 방식 그대로 된장과 간장을 담그며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식품 명인 할머니와 손녀 홍아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주인공 홍아는 할머니가 담그는 장에 관심이 없다. 퀴퀴한 메주 냄새도 싫다. 그러나 아빠는 좋은 전통을 알려야 한다며 홍아네 반 아이들에게 메주 만들기 체험을 하게 한다. 그러다가 할머니의 목숨과도 같은 천 년을 이어 온 씨간장 독을 깨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할머니는 쓰러져 자리에 눕고……, 과연 천 년 세월의 씨간장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씨간장은 오래 묵은 간장으로, 햇간장에 일정량을 섞어 주면 씨간장의 미생물이 옮겨 가 자라면서 씨간장 맛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수 방법이다. 그래서 집마다 오랜 세월동안 고유의 장맛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한 종갓집에 이어져 온 350년 된 씨간장이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고, 고려 시대에는 임금이 굶주린 백성에게 쌀과 장을 하사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서구화 된 식생활과 간편한 것만 찾는 요즘에, 한국인의 긍지를 일깨우는 소중한 전통과 맛을 이어나가기 위한 명인들의 눈물겨운 노고가 어린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야기다.

 

 

글 김경옥 동화작가

 
 
 

#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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