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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진흥원] 뉴스레터-사회문제를 해결할 ‘감성자본’을 만드는 방식

입력 : 2017-08-09 13:00:00
수정 : 0000-00-00 00:00:00

사회문제를 해결할 ‘감성자본’을 만드는 방식

2017-08-01, am 10:45

“사회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그 문제의 어느 시점부터 개입할 지 정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기에 개입하는 게 낫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류(down stream)가 아닌 상류(up stream)로 가라. 위로 갈수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난 7월 11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7 아시아 청년사회혁신가 국제포럼이 열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에서는 교육을 매개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가들의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이중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전환적 관점을 제시한 혁신가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싱가포르의 사회적기업인 더소트컬렉티브(The Thought collective)의 공동 설립자 통이(Tong Yee)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의 시작점에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조기에 개입할수록 문제해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에서다.


싱가포르에서 공교육 교사로 일한 통이는 사회문제의 조기접근 수단을 교육으로 봤다. 이에 그는 교육 분야의 사회적기업인 더소트컬렉티브를 세웠다. 이곳은 2016년 기준 8,375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687억 원)의 수입을 올리며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사회적 임팩트의 근원은 한 사회의 ‘습관’에 있다


통이의 관점으로 볼 때 싱가포르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토대는 책임감에서 나온다. 그는 “책임감은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싸고 지속 가능하며 강력한 사회적 개입”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책임감을 만들려면 습관의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쓰레기 버리기와 기후 변화, 심지어 빈곤도 습관과 연결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적 임팩트를 원한다면 그 사회의 습관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기에 습관을 개선하려면 결국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람의 습관은 정체성과 그동안 들어온 이야기 때문에 생겼다고 본다. 정체성 자체가 성장해야 습관이 생긴다. 이 같은 생각을 기반으로, 그가 만든 스쿨오브소트(School of thought)에서는 학생들에게 시민의식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쿨오브소트의 수업 형태는 공교육의 형식을 띈다. 입시를 위해 교육비를 내는 경우는 있어도 ‘더 나은 시민이 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 내용을 보면 일반적인 입시교육과 다르다. 영어 텍스트에 시민의식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는 점에서 대안교육의 성격이 짙다. 학생들은 영어 텍스트를 매개로 시민의식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토론한다. 그 과정에서 정체성의 질적 변화를 경험한다.


더소트컬렉티브의 목표는 ‘감성자본의 생성’


“사람들은 머리로만 배우지 않는다. 심장으로, 어떤 경우는 감각으로도 배운다. 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것을 배우면서 소통방식까지 달라질 수 있다.”


스쿨오브소트를 포함해, 교육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더소트컬렉티브의 비즈니스는 총 5개다. 사업의 면면에서 미디어, 공간경험 디자인 등 더소트컬렉티브가 활용하는 교육의 방식이 다양하게 표현된다. 사회적 이슈를 담은 청소년 교육잡지 싱크탱크(Think tank), 싱가포르의 역사현장을 탐방하면서 이전 시대에 대한 관점을 정립하는 싱크스케이프(Think scape), 음식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공간경험을 주는 푸드포소트(Food for thought), 사회적기업을 컨설팅하는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가 있다.



각 기업은 각기 다른 운영전략 하에 운영되지만 사회를 변화시킬 감성자본을 만들어낸다는 같은 미션을 추구한다. 이들은 싱가포르 시민의 정체성 변화를 위해 미디어부터 공간 경험, 기업 간 네트워킹과 도시 인프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싱가포르는 물론 다른나라 사람들까지 연관된 글로벌 이슈에 공감하는 것. 결국 더소트컬렉티브의 콘텐츠가 추구하는 감성자본의 쓰임은 공감하는 시민을 키우는 데 있다. 통이는 “전 세계의 도시들이 각자의 내러티브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새로운 걸 찾도록 시도하는 학습여정을 만들게 됐다”며 “이는 모든 사람이 사회문제에 대한 혁신적 솔루션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사회변화를 위한 과제 ‘교육에서 공간 공유로’


“우리의 공동공간은 오늘날 지역사회의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으며, 이는 변화하는 시대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사회혁신 실험을 해온 더소트컬렉티브의 다음 과제는 ‘공간’이다.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낮은 출산율로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서관이나 커뮤니티 센터 등에 유휴 공간이 생기면서 적당한 활용처를 찾지 못 하게 됐다. 더소트컬렉티브는 공공 분야의 유휴 공간을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대 확산의 장으로 만들려 한다. 이들의 공간 운영 목표는 사회 구성원의 정체성을 재조직할 수 있는 공간의 재설계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소트컬렉티브는 공공 공간 활용을 위한 플랫폼인 Imagine 2065를 세웠다. Imagine 2065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 워크숍을 열고 공공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모색한다. 워크숍에 모인 이들은 공공 공간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낸다. Imagine 2065의 웹페이지에는 상업 공간인 *Space, 온라인 공간인mothership.sg, 커뮤니티 공간인 Telok Ayer Hong Lim CC의 공간 활용에 대한 토론 결과물들이 올라와 있다.



“결론적으로 크게, 근원적인 것부터 생각해라.”


통이가 이날 컨퍼런스 현장에서 강조한 것은 문제의 근원에 접근하는 시각이었다. 더소트컬렉티브가 고민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더소트컬렉티브가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의 현상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펼칠 수 있었을까? 하나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대안교육과 잡지제작, 공간 디자인, 워크숍 등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연결하는 방식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또 다른 접근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의 시작점을 달리 설정하는 것. 그 자체로 색다른 해답이 도출될 수 있다. 더소트컬렉티브가 실행해온 것처럼 한층 근본적이고 색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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