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과학이야기(100)_ 결코 변하지 않을 우주의 법칙 세 가지
수정 : 2021-12-27 03:09:06
흥미진진한 과학이야기(100) _ 결코 변하지 않을 우주의 법칙 세 가지
“네 말도 옳다”
여종들의 말다툼에 심판을 보게 된 정승 황희는 두 사람의 말이 모두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이 사례는 널리 알려져 지겨울 정도로 인용되곤 한다. “그래, 네 말도 맞아.” 사람 사는 세상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물질세계인 우주를 설명하는 법칙들도 그럴까?
AD 100년 경의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의 책인 <알마게스트 Almagest>는 르네상스 전까지 약 1,500년간 서양세계의 지배적인 법칙이자 세계관이었다. 지동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였고, 당시에는 가장 정확하게 행성들의 움직임을 예측했다. 심지어는 천동설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보다도 더 정확했다고 한다. 코페르니쿠스 역시 행성이 찌그러진 타원으로 돌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대의 한계였다.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 ~ 1630)의 등장으로 “행성운동법칙”이 정립된다. 반 세기 후 아이작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수식으로 증명한다. 이 긴 여정 동안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역시 프톨레마이오스로서 그의 과학은 철학이 되고 우주관이 되어 세상을 해석하고 지배했다. 그렇지만 그의 법칙은 심각한 오류일 뿐만 아니라 냉정하게 말해서 틀렸다. 뉴턴의 시대에는 뉴턴의 우주관이 세계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또다시 우주관을 흔들어 놓는다. 뉴턴의 법칙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있었던 것이다. 통하지 않는 세계가 있으니 역시 우주관이 될 수는 없다. 아인슈타인이 그 뒤를 이었으나 지금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은 미시세계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을 완성하려고 죽는 날까지 아인슈타인은 “통일장 이론”을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한다.
역시 과학의 세계에서도 영원한 법칙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세계관 혹은 우주관은 그때그때마다 다른 것일까? 오늘도 과학자들은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되는 아름다운 “최종 이론”을 정립하고자 매진하고 있다. 그 말은 아직 그런 이론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물리학자들이 우리 우주 안에서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 법칙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물리학자들이 대체적으로 합의를 보고 있는 위대한 법칙은 세 가지다.
*열역학 제1 법칙(에너지 보존 법칙)
*열역학 제2 법칙(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광속 불변의 법칙
마지막은 아인슈타인이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이렇게 믿는다고 한다.(출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박권지음, 103쪽) 그렇다면 우리가 우주관 혹은 철학을 이야기할 때 그 출발점을 이곳으로 삼는 것이 제일 안전해 보인다. 이 법칙들이 품고 있는 우주관은 어떤 것일까?
지금까지 100번의 이야기는 중구난방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결론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 우주에서 가장 튼튼해 보이는 세 가지 법칙과도 관계가 있다. 과학이야기는 결국 사람과 우리가 살고 있는 물질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다. 100번의 과학이야기를 통하여 관통하는 하나의 우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면서 이 세 가지 법칙들의 함의를 살펴보는 시간으로 잠시 숨을 돌려보고 싶다.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내가 시속 90Km로 달린다면 상대방은 나보다 시속 10 km로 멀어지는 것이 법칙이다. 그러나 빛은 그렇지 않다. 내가 초속 10만 km로 달리든 20만 km로 달리든 상관없이 언제나 초속 30만 km의 속도로 나에게서 멀어진다. 인간의 상상력 안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사실이지만 방정식은 그렇게 기술한다. 이 방정식을 기반으로 현대의 전자문명이 세워졌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도 돌아간다. 빛은 그렇게 우리의 상식을 배반한다. 12월의 양지바른 담벼락에 내리 쬐는 따뜻한 햇살은 마치 유령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광속 불변의 법칙”은 우리 우주 안에서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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