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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돌아온 자 - 박노해 시 (나눔문화 제공)

파주사람ㆍ에세이 | 작성일: 2019-09-23 23:41:40 | 수정일: 0000-00-00 00:00:00

 

 



살아서 돌아온 자 

 

  

박노해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
다 뚫고 나온 강인한 진실만이
향기로운 사과알로 붉게 빛나니

 

그러니 다 맞아라
눈을 뜨고 견뎌내라
고독하게 강인해라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음해와 비난은 한 철이다
절정에 달한 악은 실체를 드러낸다

 

그대 아는가
세상의 모든 거짓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끝까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자는
그 존재만으로 저들의 공포인 것을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한 사람의 상처 난 걸음마다
붉은 사과알이 향기롭게 익어오느니

 

자,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살아서 돌아온 자’  - (사)나눔문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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