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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책꽂이] 당신에게 '광장'은 

입력 : 2019-12-06 09:21:44
수정 : 0000-00-00 00:00:00

 [신간 책꽂이] 당신에게 '광장'은 

 

 

광장, 김사과 외 6, 워크룸프레스

 

찬바람이 불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광화문 광장이 생각납니다. 겨울 코트를 끄집어내다가 문득 201611월에 촛불을 들고 행진하던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밀실의 인간인 제가 매주 주말마다 광장으로 향했던 그 겨울을 기억했습니다.

 

최인훈의 <광장>을 다시 읽었습니다. <광장>은 남북한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한 최초의 소설이자 1960년대 문학의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주인공 명준은 광장이 없는 밀실인 과 밀실이 없는 광장인 ’, 어디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광장을 찾지 못 하고서 중립국으로 지정된 인도로 향하는 타고르 호에 오르지만, 결국 마지막 자유의 공간인 푸른 바다로 뛰어듭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전시 1, 과천관에서 전시 2, 서울관에서 전시 3부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3부 전시는 연대와 분열, 혼돈이 공존하는 이 시대의 '광장'을 보여줍니다. 전시를 보며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다원화된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소설집 <광장>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났습니다. 전시를 위해 광장이라는 주제어와 원고지 80매라는 분량, 마감 날짜만을 제시하여 집필된 일곱 개의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습니다. 최인훈의 <광장>1961년 분단 현실을 보여줬다면, 김사과, 김초엽, 김혜진, 박솔뫼, 윤이형, 이상우, 이장욱 일곱 작가의 <광장>2019년 현재의 광장을 보여줍니다. 너라는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 내가 기다리는 물리적인 공간인 광장과 단톡대화방이라는 가상의 광장에서부터 시지각 이상증을 앓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감각 시스템이라는 광장까지 작품 속 광장은 매우 다양합니다.

 

201911, 국립현대미술관의 광장전을 관람하고 일곱 개의 광장을 담은 소설집 <광장>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당신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정은 <엄마의 글쓰기> 저자

 

#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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