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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보상에 준하는 확실한 보상을 하라(파주양돈협 이운상 지부장 전화인터뷰)

입력 : 2019-10-11 06:00:08
수정 : 2019-10-11 09:27:45

파주는 지금 아프리카 돼지열병 홍역을 치루고 있다. 돼지농가들은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그동안 애써 키우며 삶의 원천이 되 주었던 죄 없는 돼지들을 처분하고 있다. 10일 대한양돈협회 파주지부장 이운상(72)씨를 전화 인터뷰 했다.

 

대한 양돈협회 이운상 파주지부장. SBS

 

- 지금 심정이 어떤가

 

대한민국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국가인데 이 나라에서 개인의 재산을 정부가 맘대로 처분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기본적으로 농가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아래 돼지열병)이 확산된다는 핑계로 모든 돼지를 다 없애려고 하고 있다. 수십년을 돼지를 키우며 구제역도 버티고 다른 어떤 어려움도 이겨왔는데 이제 막다른 길에 선 느낌이다.

 

- 지금 정부에서 시작한 안전한 돼지의 수매 가격은 어떤 편인가

수매가격은 그리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정부가 수매를 할 경우 발병 확진일로부터 5일전 경매가격으로 수매하기 때문에 지금 폭락하거나 폭등한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문제는 고기값이 아니고 사실상 더 돼지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 보상 혹은 폐업보상에 준하는 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돼지 수매 가격 이외에는 다른 형태로 보상해준다고는 하지만 현재는 전혀 없다. 이게 문제다. 백신이 1,2년 내에 나올 것 같지도 않은데 파주시에서 돼지를 다시 키울수 없을 것이다. 말로 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다.

 

- 돼지 농가에서 만족할만한 보상선이 있다면

양돈사업은 투자가 많은 사업이다. 땅을 빼고도 축사를 짓고 돼지를 넣는 전체적인 준비를 하는데 1천두라고 하면 약 15억 정도가 든다. 그런데 그 1천두를 살처분 혹은 수매해서 나오는 1,2천만원 정도를 가지고 버티라고 하면 갚아야 하는 빚이나 다른 생계비용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이 돼지 축사는 냄새나 규모를 따지면 다른 동물을 키울 수도 없다. 축사를 그냥 버려야 하는 것이다. 양돈 일을 계속해서 먹고 살게 해 주든지 아니면 다른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돼지값 보상만 가지고는 턱도 없는 것이다. 설치비용의 2,30% 정도라도 보전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 지금 수매에 응하겠다고 나선 농가는 얼마나 되나

턱도 없는 보상에 다른 농가들도 처음에는 버티다가 정부 논리에 밀려 거의 수매에 응하겠다고 한 상태다. 지금 파주에서 수매를 거부하고 있는 농가는 나외에 딱 한 농가가 있다. 발병초기에는 버텨보자 할만한 분위기였는데 시의회서 살처분 건의 얘기가 나오고 정부지침도 기다렸다는 듯이 변해 버리자 다른 농가들이 힘을 얻지 못하고 쓰러진 거다. 이러면 농가들이 다 극한 상황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정부와 정치인들이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

  

- 지부장께서는 언제부터 이 일을 하셨다. 또 농가의 돼지는 얼마나 되나.

20년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다. 잘 될 때는 천두가 넘게 있었는데 지금은 오백두 정도 된다. 이번 일이 내 임기중에 일어난 것도 내 덕이 부족한 거 같아 다른 농가들에게 미안하다.

 

- 앞으로 돼지열병이 더 확산 되지 않으면 남은 돼지는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어떻게든 다 없앨 것이다. 이 나라의 양돈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관리지역의 돼지를 없앤다는 그 기본에는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양돈농가의 살길도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는가. 시든 정부든 돼지농가가 돼지 전체를 처분한 다음에 어떤 형태로든 증빙이 되는 쪽으로 향후 적어도 5년 정도는 생계보장과 영업보장을 해 주어야 돼지농가가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것이다.

 

정리 김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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