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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69> 노래하는 뇌

입력 : 2019-09-06 07:05:55
수정 : 0000-00-00 00:00:00

  흥미진진 과학스토리 <69> 노래하는 뇌

 

브로카와 베르나케의 발견으로 우리 뇌는 글을 읽거나 말을 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영역이 찾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은 어떨까? 음악을 전담하는 뇌의 영역이 있을까? 아니면 언어의 일종일까? 있다면 왜 생겼을까?

런던의 택시 운전수는 지리정보를 저장하는 해마라는 뇌의 부위가 유독 크게 나타난다고 한다. 많이 쓰는 곳은 근육처럼 울퉁불퉁 굵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뇌의 모양을 보면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문학가나 예술가 역시 일반인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음악가의 뇌는 확실히 육안으로 구분이 가능하고 한다. 음악가의 뇌는 그만큼 강력한 운동으로 다져진 트레이너 코치의 복근처럼 분명하게 뇌의 모양을 바꿔 놓는다고 한다. 다른 말로 음악은 그만큼 뇌의 사용량, 운동량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엄청나게!!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의 저자 스티븐 미슨은 최소한 200만년 전부터 음악은 인류와 함께했다고 말한다. 북소리와 같은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행위가 언어의 발생보다 앞선다고 주장한다. 언어는 고작 10만 년 전 무렵에 등장했으니 음악에 비하면 아주 따끈한 신제품인 것이다.

 

올리버 색스는 <뮤지코필리아>의 첫 장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람을 소개한다. 번개를 맞고 갑자기 음악을 사랑하게 된 사람의 사연이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하더니 멀리서 번개가 치더군요.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나서 뭔가에 얻어 맞았습니다. 전화기랑 약 30 센티미터 떨어져 있었나, 전화기에서 새어 나온 빛이 얼굴을 때린거예요. 그리고는 몸이 뒤로 날아간게 기억납니다.”

 

 

그렇다. 벼락을 맞은 이 남자의 이름은 토니 치코리아. 수화기를 귀에 대고 있었고, 번개는 그의 측두엽을 강타한 것이다. 그가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지만 진짜 엄청난 일은 그 후부터 시작된다. 2주가 지나자 정상을 되찾았고 뇌파 검사와 MRI 검사에서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치코리아는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일을 놀라워 한다. 생활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는데 이삼일이 지나자 갑자기 피아노 음악을 듣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샘솟았던것이다. 예전에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_<뮤지코필리아> 중에서

 

그의 머릿속에서는 사정없이 음악이 울려 퍼졌으나 분명 환청은 아니었다. 그 느낌은 작곡가들이 말하는 영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했다. 피아노를 배운지 30년도 더 지났지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음악 때문에 다시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고 독학을 통해서 머리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을 기보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음악가와 친교를 나누거나 하는 대신 오직 자신과 뮤즈 사이에만일어나는 고독한 행위로서의 음악활동을 했다. 그는 대단히 영적인 인간으로 변했다.

의사인 올리버 색스는 음악과 관련된 일련의 행동들은 뇌의 측두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측두엽에 발작이나 종양을 가진 환자들이 음악에 심취하거나 그 반대로 음악이 갑자기 소음으로 바뀌는 실음악증환자 혹은 음악공포증환자가 된다.

음악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 영역은 영적인 체험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 영역은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과 공유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음악이란 것이 음정, 박자, 화음, 리듬과 같은 다양한 구성 요소를 가지며 우리 두뇌 속에는 이 구체적인 파트를 담당하는 영역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서 그 신비함이 더해간다. 음치, 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어쩌면 노력을 안해서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그런 기능을 탑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교하도서관 독서클럽 <책벗> 회원 허 심

(독서클럽에 관한 문의 : 문발동 발전소책방 5’. 이정은 010-2270-6934)

 

#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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