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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만세전

입력 : 2019-09-05 08: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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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만세전 (염상섭, 문학사상사)

 

 

염상섭! 염상섭을 꼭 읽어야 돼!”

30년 전 제가 중학교 1학년이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이십 대 중반의 열정 넘치던 국어 교과 담당 선생님께서는 교과서 공부보다 한국문학 읽기를 권하셨고, 특히 염상섭의 작품을 읽으라고 강조하셨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봄, 30년 만에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염상섭의 <만세전>을 펼쳤습니다. <만세전>만세3·1운동을, ‘은 이전을 의미합니다. , <만세전>3·1운동 이전의 사회 현실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동경 유학생 이인화는 고향에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급히 귀국길에 오릅니다. 동경에서 고베를 거쳐 시모노세키로, 부산과 김천, 대전을 거쳐 서울로 이동하면서 식민지 사회를 관찰합니다. 부산으로 가는 배를 타면서부터 검색을 당하고 감시를 받고 심문에 시달립니다. 일제 수탈에 의한 조선인의 몰락을 목도하고서, 이인화는 식민지 현실과 대면합니다.

 

"스물 두셋쯤 된 책상도련님인 그때의 나로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생이 어떠하니 인간성이 어떠하니 사회가 어떠하니 하여야, 다만 심심파적으로 하는 탁상의 공론에 불과한 것은 물론이다. (...) 하고 보면 내가 지금 하는 것, 이로부터 하려는 일이 결국 무엇인가 하는 의문과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세전>의 원제는 묘지였습니다. 이인화가 여행길에 목격한 조선의 현실을 빗댄 제목입니다. 주인공의 주변인들은 하나같이 한심하게 살아갑니다. 김천에서 만난 형은 식민지 현실을 오히려 기회로 받아들여 자신의 집을 비싸게 팔 궁리만 하고, 서울에서 만난 아버지는 정치적인 야망에 들떠 총독부에서 기생충 같은 친일파가 되어 있습니다. 아내의 죽음은 조국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를 이기지 못한 이인화가 외칩니다.

 

공동묘지다! 구더기가 우글우글하는 공동묘지다!’

 

주인공 이인화가 목격한 3.1운동 이전 조선과 지금의 현실을 비교해 봅니다. 100년 전에 만세를 불렀다면, 지금은 어떤가요?

 

김정은 <엄마의 글쓰기> 저자

 #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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