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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오해 [102] 맹자를 생각하며  

입력 : 2019-05-30 05:48:05
수정 : 2019-06-28 08:49:23

이해와 오해 [102] 맹자를 생각하며  

맹자를 생각하며

박종일

맹자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기로는 성선설을 주장하고 민본주의를 제창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 사람의 사상체계를 이해하려면 그가 살아갔던 시대의 상황을 살펴야 하고, 그의 어록의 몇몇 단편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칠지만 맹자의 어록 몇 단락을 인용하여 그의 면모가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거칠게 생각해보자.

 

 

 

맹자는 백성은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 그러므로 백성의 지지를 얻으면 천자가 된다고 하였다. 감동적이면서 현대의 민주주의를 연상케 하는 말이다. 맹자는 백성의 얼굴에 주린 기색이 뚜렷하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늘린상황을 가여워 하면서 이런 정치를 만든 임금을 통력하게 비난하고 인정(仁政)”을 주장했다. 그가 남긴 여러 말에서 백성은 핵심어다. 백성은 이 시대의 말로 바꾸자면 시민쯤이 될 것 같다.

시민은 항구불변의 집단이 아니다. 춘추전국이나 로마는 계급구분이 엄격한 사회였다. 귀족과 평범한 서민의 권리와 갈망은 복잡하게 얽혀 늘 충돌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치적 저술에서 시민이 등장할 때 그것이 주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예컨대, 로마공화국의 역사를 서술한 당시의 역사서에는 정치권력의 분포를 논할 때 원로원 귀족과 집정관에 맞서 등장하는 시민은 중보병의 완전군장을 자비로 마련하여 종군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을 가진 소수의 부농을 가리켰다. 마찬가지로, 맹자가 백성을 귀하게 여긴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 백성이 어떤 백성인지, 어떻게 귀하게 여기는지 살펴봐야 한다.

맹자는 임금이 군자를 후하게 양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없으면 야인을 다스릴 사람이 없고, 야인이 없으면 군자를 공양할 사람이 없다” “마음으로 일하는 자는 사람을 다스리고, 몸으로 일하는 자는 다스림을 받아야한다.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먹여야하고 다스리는 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양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천하에 통하는 도리이다그는 가는 곳마다 황금으로 선물을 받았고 모친의 장례식은 사치스럽게 치른다고 제자들과 노나라 제후까지 지적했다. 그는 아무런 직책이 없으면서도 뒤따르는 수레가 10대요 수행원이 수 백 명이었으며 끼니는 제후들이 대접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제자들이 지나치지 않은가염려했으나 그는 도에 부합한다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도란 것이 무엇인지 매우 모호하다. 사회적 분업은 그의 가장 유력한 논거였다. 그러나 왜 마음으로 일하는 자와 몸으로 일하는 자의 보수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야하며 왜 평범한 백성은 군자의 낭비를 부양해야하는가? 그가 제후의 문객이 되어서 이루어낸 실재적인 공적과 공헌이 무엇이며 장기간 무위도식했다는 혐의를 벗어날 수 있는가? 그의 제자가 하는 일 없이 먹는다고 비판하고 군자는 검소하게 먹는다는 시를 인용한 사실을 보면 맹자가 이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국가의 구성원을 권력을 운용하는 군자와 생산에 종사하는 소인으로 나눈 분류법은 맹자의 창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마음으로 일하는 군자는 통치의 특권과 공양 받아야 하는 특혜를 누리는 게 마땅하다는 논리, 더 나아가 그 논리를 하늘의 도리로 승격시켜서 길러낸 지식분자(군자)의 항구적인 자기우월감은 오늘날에도 민주를 논할 때 여전히 은밀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작동하고 있다. 작금에 역할을 멈춘 듯한 국회의 모양과, 특히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이들이 주먹 쥔 팔을 흔들며 독재타도헌법수호를 외치는 장면을 보고서 이런 생각이 강해졌다.

 

#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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