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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간띠로 역사의 엄마가 되어 반도를 끌어안자. - DMZ 500km를 50만명 평화인간띠로

입력 : 2019-04-05 17:22:09
수정 : 0000-00-00 00:00:00

평화인간띠로 역사의 엄마가 되어 반도를 끌어안자.

- DMZ 500km50만명 평화인간띠로

 

DMZ 평화인간띠잇기 500km

 

기억도 생생한 얼음장 한반도

20182월에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가 대회에 참여하느니 마느니 했다. 전쟁의 위험이 있는데 선수들을 어찌 보내냐는 여론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밀양이 고향인 한 아줌마는 어머니가 걱정해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두어달 있다가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전쟁이 일어난다니, 거기 파주는 위험해. 얼른 이 쪽으로 이사 와라.”

그 때 그랬다. 2017년도 겨울은 전쟁의 공포가 가슴을 서늘하게 하던 때였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핵 발사 버튼이 어쩌구 했었고, 6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니 뭐니 하면서 알아 들을 수 없는 군사용어가 뉴스를 도배했었다. 기억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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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이 만든 분단, 우리가 넘자!

한반도 분단체제는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 즉 국민, 백성, 평민, 인민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거다. 전쟁을 일으켰던 권력자들, 정치체계, 그리고 군인들과 국가라는 이름의 질서가 만든 것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시작된 한국전쟁이라는 살육의 광란이 휴전이란 이름으로 중지되자, 만들어진 분단체제에 우리가 차츰 젖어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북한 사람은 머리에 뿔 달린 악마인줄 알고 포스터를 그려 상을 받고, 반공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것이 너무도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야 우리는 자유를 누린다고 배웠고, 그것이 자유에 따르는 책임이라 배웠다.

그러나, 분단체제는 단순한 영토의 분단, 교류의 분단만이 아니었다.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국민교육헌장)만이 삶의 길이라 믿도록 강제하고, 이외의 모든 것은 제거하는 것이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말했다. “분단은 체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 안의 증오, 반목, 차별을 일상화하는 문화를 뜻한다.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 다른 것을 욕하고 증오하는 것을 일상화하여 삶을 분단시키는 것이다.”

반백이 넘어서야, 한반도의 분단이 체제의 분단이 아니라 내 마음의 분단, 내 사고의 분단임을 깨닫게 되었다. 허리 잘린 반도에서 나는 이미 사고가 절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기도한다. 저들이 만든 분단을 넘는 나의 통일’, ‘우리의 통일.

그래서 민()이 만드는 평화와 통일을 상상하고 행동한다.

 

전쟁이 나면 안된다는 한 생각으로

평화 통일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전쟁이 나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남북이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는 비정상은 바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통일기도를 해왔다. 한 달에 한 번 새벽 5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300배를 하고 있자면 남과 북으로 서로 쏘아대는 대북, 대남 방송이 마음을 시커멓게 헤집어 놓곤했다.

딱 하나. 전쟁이 나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것. 우리 아이들이 고통속에 사랑과 평화가 아니라, ‘증오와 살생만 알게 된다는 것. 그 생각 하나로 임진각을 찾았고, 기도했다. 이제는 허공을 시끄럽게 채우는 방송도 없고, 남북화해, 남북평화의 시대를 절감하고 있다.

 

2월 23일 DMZ평화 인간띠잇기운동 파주본부가 율곡 습지공원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기적이 일어났지만, 기적을 심어야한다.

2018427일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잊지 못한다. 두 정상이 그어진 선을 넘나들며 우리안에 있던 분단이라는 금을 지워버리던 그 순간. 우리 국민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울었다. 프레스센터에서 울던 외신기자들을 보며, 증오가 사랑으로 바뀌는 것이야말로 전인류를 하나로 묶는 감정이라는 걸 절감했다.

그리고 기적은 계속되었다. 북한이 미국과 마주 앉았다. 65년만의 일이다. 6.12 싱가포르 회담. 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이 평양에서 연설을 하고, 남북 두 정상이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 천지에 손을 담갔다. 감동, 감격, 눈물....이제 곧 우리는 남과 북을 넘나들며 평화로이 통일을 준비할 수 있으리라 했다.

그러나, 이번 하노이회담에서 보듯이, 온 국민의 기도와 열망은 미국정치에 의해 버림받은 꼴이 되었다. 우리 민족의 통일, 우리 나라의 미래가 다른 나라에 의해, 권력자들의 이해타산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된다. 더구나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방해하는 우리안의 갈라진 마음을 치유해야한다.

역사에서 보듯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의 녹을 먹던 관리들이 아니라, 나라에 세금을 내던 백성이 일어났다. 구한말 의병이 그러하며, 3.1운동, 독립운동, 그리고 4.19혁명, 5.18광주민주항쟁, 6.10항쟁, 촛불혁명. 이 모두가 대한민국의 갈 길을 밝히던 민중의 행동이었다. 지금이야말로 일제 해방이후 반쪽이던 해방을 온전한 것으로 만들 한반도 운명의 시기이다. 일어난 기적을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심어야 한다.

 

'발트의 길' 인간띠는 200만명이 손을 잡아 완성되었고, 발트 3국의 독립을 가져왔다.
 

발트의 길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긴 띠

1989823,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를 지나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이르는 거대한 인간띠가 만들어졌다. 600가 넘는 길에 참여한 사람은 200만명이 넘었다. 저녁 7시 손을 잡고 15분 동안 200만명이 자유를 외쳤다.

사진을 봐도 믿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렇게 발트3(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전쟁이나 충돌 없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했다. ‘노래하는 혁명이라 불리우는 발트의 길인간띠는 세계사에 기록되었다.

 

2월 23일 DMZ평화 인간띠잇기운동 파주본부가 리비교앞에서 평화인간띠를 연출했다.


그래, ()이 하자! 평화를 단단히 심자!

이제 민()이 나서서 기적같이 만들어진 이 평화 분위기를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단단히 심어야한다. 꽃피는 봄날, DMZ로 소풍가서 평화를 단단히 심자.

()이 주도하는 평화의 손잡기를 통해 내부의 화해와 결속을 다지고,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국제적인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는 마중물이 되어 한반도 분단현실의 종식과 항구적 평화는 물론 세계 평화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DMZ 평화 인간 띠 운동 본부)

휴전선 500km50만 민()이 모여 평화인간띠를 만들자. 평화인간띠로 역사의 엄마가 되어 반도를 꼭 끌어안자. 그것으로 우리안의 증오와 반목을 사랑으로 녹여버리자. 분단의 상징이 평화와 생명의 공간이 되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세계평화의 발원지가 되고, 이곳에서 새로운 생명문화가 피어날 것이다.

상상한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우리 50만 민()이 모여 한반도를 꼭 끌어안는 모습을.

그 뜨거운 포옹으로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다.

 

임현주 DMZ 평화인간띠운동 파주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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