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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의 봄맞이, 봄이 오는 공릉천

입력 : 2019-02-27 18:10:19
수정 : 2019-02-28 09:51:07

강태공의 봄맞이, 봄이 오는 공릉천

 

224일 일요일 오전, 파주시 배드민턴 전용구장 앞의 공릉천 석축에서 낚시를 하던 조사님들이 아침 9시가 되자 일제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공식적으로는 3년 차가 되는 <교하낚시클럽>의 시조회가 시작된 것이다. 새해 첫 출발은 공릉천의 쓰레기 청소에서 시작된다.

교하를 흐르는 공릉천의 하류를 강태공들은 오랜 전부터 교하깡이라고 부른다. 회원 중에는 공릉천에서 빨래를 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이도, 수영과 낚시로 유년의 개구쟁이 시절을 회상하는 이도 있다. 공릉천과 함께 살아 온 토박이 노조사님과 10년 이상 공릉천에서 눈인사로 인연을 키워 온 분들이 해마다 몇 차례씩 자발적인 공릉천 청소를 해왔다. 그러나 불어나는 인구보다 더 빠르게 오염되는 하천은 막을 수가 없었다. 행락객과 무책임한 낚시꾼들도 늘어가면서 파주의 대부분의 하천들은 낚시금지구역이라는 팻말을 달게 되었다. 공릉천을 애정하는 조사님의 안타까움도 더불어 커갔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낚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낚시인구가 등산 인구를 추월했다고 한다. 산도 몸살이지만 강도 이미 오래 전부터 앓고 있었다.

 

 

 

 

 

형님 아우하면서 지내선 조우들이 교하낚시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든 것은 3년 전이다. 간헐적인 청소보다는 정기적인 청소를 할 필요가 절실했다. 개인적으로 지불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파주시의 도움도 절실했다. 쓰레기 수거 작업의 출발은 교하낚시클럽의 회원들이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사님들이 늘어가고 있다. 올 해만 해도 회원보다 더 많은 30여 명이 낚시꾼들이 쓰레기 수거에 나선 것이다. 깨끗한 환경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다는 생각은 한결같았는지 작은 모범은 파도처럼 잔잔히 퍼져나간다. 모아진 100여 포대의 쓰레기 보다 하나씩 주어 담으면서 환경보호를 몸으로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는 것이 더 큰 결실인지도 모른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는 대형봉투로 100개에 달했다)

 

 

 

 

 

(쓰레기 수거를 마친 회원들은 시조회 행사를 했다. 서로의 건강과 월척을 기원하면 덕담과 함께 떡은 나누어 먹었다)

 

 

 

 

(소파와 냉장고까지 홍수에 떠내려 온 생활 쓰레기가 숲 속 깊은 곳에 쌓여 있다. 자원 봉사자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많은 양이다. 다시 홍수가 오기 전에 파주시는 조속히 장비를 동원해서 처리해야 한다)

 

한편, 이날 수거된 쓰레기를 보면 스치로폼이 제일 많았다. 포장재와 일회용품으로 이용되는 스치로폼은 가벼워서 인지 사방에서 굴러 다녔다. 굵직한 생활쓰레기를 제외한다면 다음은 역시 PET병과 각종 비닐들이다. 강변의 행락객이나 낚시인들이 강에서 음식만 먹지 않아도 많이 줄어들 쓰레기들이다. 그나마 교하낚시클럽의 활동으로 보행로 인근에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은 사정이 나아 보였다. 쓰레기는 지정된 쓰레기통에 투기를 하고, 쓰레기통이 없다면 집으로 되가져 가는 모범을 더 많이 보여줘야 할 것 같다.

 

(행락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봉투. 테이크 아웃용 프라스틱 커피잔과 비닐을 집에 가지고 가다가 결국에는 덤불에 던졌지만 마음에 꺼렸는지 길섶에 묶어두었다. 조금만 도움을 주면 이분들은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로 주변은 아주 깔끔하게 청소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해 홍수 때 떠내려 온 쓰레기가 아직도 산처럼 쌓여있다. 이날 교하낚시클럽의 회원들과 주변의 강태공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대형 쓰레기봉투 100여개 분량에 달하지만 깊은 수풀 속에 쌓여있는 쓰레기는 전혀 손도 대지 못했다.

이건 사람 손으로 해결하기 힘들어요. 시에서 장비를 가지고 한번 정리를 해야 합니다!”이 클럽의 회원인 권노식씨는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끌고 나오면서 이마에 땀을 훔치며 말한다. 자원봉사의 수준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쓰레기가 숲속 가득히 쌓여있는 것이다.

 

 

 

(청소를 마친 공릉천 석축 인근. 깔끔하게 단장하고 봄을 맞이한다.)

 

청소가 끝난 공릉천의 합수부 석축 부근은 아주 깔끔해졌다. 공릉천의 봄은 기분좋게 출발을 한다. 사람이 모이면 쓰레기도 같이 모이는 법이지만 되가져 가는 모습, 청소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여준다면 그리고 시에서도 공릉천을 더 자주 청소한다면 공릉천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파주 시민들이 힐링을 하는 장소로 사랑받을 것이다.

 

- 시민기자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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