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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입력 : 2018-07-27 10: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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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지난 7월 18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전북 익산 쌍릉의 대왕릉이 서동요의 주인공 백제 무왕의 무덤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일제강점기때 일본학자가 쌍릉을 조사했고 이때 대왕릉에 남긴 인골함을 100여년만에 재조사하면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과 법의학 등 현대과학기술을 총동원하여 내린 결론입니다. 그동안 익산 쌍릉은 대왕릉이 무왕, 소왕릉이 선화공주 무덤으로 짐작되었습니다. 이제 둘 중 하나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셈입니다. 내년부터 소왕릉 조사를 시작한다는데 어떤 과학적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 전설은 삼국유사에 등장합니다. 앞으로 계속될 과학적 검증으로 삼국유사의 전설이 힘을 얻을 지 아니면 힘을 잃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삼국유사의 근본적 가치는 과학의 영역과는 분명 다른 데에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인가?’라는 과학적 검증은 사실상 근대 이후에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과학적 검증보다 훨씬 오래된 인류의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 혹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이른바 정체성을 묻는 질문입니다. 고대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은 신화와 전설 같은 ‘이야기’가 담당해 온 영역입니다. 삼국유사에는 고조선을 포함한 고대 국가들의 건국 신화 같은 강자들의 이야기 외에도 여자와 노비 같은 약자들의 이야기가 흘러 넘칩니다. 이 시대 한반도에서 태어나 살면서 ‘나는 누구인가?’ 또는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찾는 이에게 삼국유사는 분명 독보적인 길잡이 역할을 담당합니다.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삼국유사 입문서로 고운기 교수님의 글과 양진 사진작가님의 작품사진으로 가득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를 추천합니다. 삼국유사의 현장을 두 분이 함께 직접 답사하며 기록한 글과 사진 덕에 700년 묵은 삼국유사 이야기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릅니다. 30년이 넘도록 삼국유사를 붙잡고 꾸준히 이야기를 발굴해 책으로 펴내시는 고운기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드립니다. 

 

유형선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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