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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고딩의 같잖은 문화리뷰 <35> "우리는 갱단이 아닙니다" 난민인권센터방문기 (3) 난민인권센터 

입력 : 2019-04-02 13:39:35
수정 : 2019-04-02 13:57:59

흔한 고딩의 같잖은 문화리뷰 <35>

"우리는 갱단이 아닙니다"

난민인권센터방문기 (3) 난민인권센터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에서 피난처를 구할 권리와 그것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는 세계 인권 선언 14조를 기초로 현장중심의 제도개선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다. 

 

 

뉴질랜드 시민들이 총격 사건 피해자를 애도하고 있다.(사진출저 경인일보)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50명이 무슬림이 사망했다. 호주의 상원의원 프레이저 애닝은 '극단주의 무슬림들을 수용한 이민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말했고 그 자리에서 10대 소년에게 달걀을 맞았다. 한 편 뉴욕의 무슬림 행사장에서는 무슬림 학생이 조의를 표하러 온 첼시 클린턴에게 책임을 물었다. 첼시 클린턴이 SNS에서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이 유대인혐오자라는 여론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었다. 
달걀을 던진 10대 소년은 영웅이 되었고 무슬림 학생은 악성댓글에 시달린다. 이 차이는 과연 프레이저 애닝의 행보가 첼시 클린턴의 트윗 하나보다 악독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행위의 주체를 고려한다. 무슬림이 총을 들면 '테러'지만, 이번 뉴질랜드에서 백인이 저지른 행위는 '총격 사건'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이름 붙이는 사람들을 통해 세계를 본다. 있어본 적 없는 무슬림 이웃의 위험성을 '우리는 경험했다'고 믿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언론은 시민사회에 난민과 관련한 정보와 의제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 중 하나입니다. 언론이 난민을 시혜 또는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난민의 권리에 기반한 올바른 가치확산의 매개가 될 수 있도록, 난민인권센터(이하 난센)는 격주별로 난민과 관련한 국내외 언론을 모니터링하고 아카이브하고 있습니다.’ 난센은 언론의 중요성을 일찍이 파악하고 있었다.


난민 보도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제주도의회 제주도민의 방에서 진행된 ‘난민 인권 개선을 위한 언론의 역할 간담회’에는 초기 보도가 불러일으킨 문제를 인식한 제주의 언론인들과 난센을 포함한 17개 난민인권단체들의 네트워크인 난민네트워크, 국가인권위원회뿐 아니라 예멘 난민 당사자까지 참여했다.
김연주 활동가에게 선물 받은 책자에는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In the name of humanity(인류의 이름 아래)’로 시작하는 예멘 난민 당사자인 이스마일님의 ‘당사자이자 기자로서 바라본 한국 언론 보도’ 파트는 언론을 비판하는 위치에 있던 나조차도 부끄럽게 했다. 


"예멘 난민이슈는 인도주의적 문제이지 언론의 도구가 아닙니다. 예멘이 인권협약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예멘은 아프리카 지역의 중심지였고,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 국가로부터 10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 난민을 받아왔습니다. … 예멘은 누구 앞에서도 문을 닫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대부분은 전쟁 시작부터 지금까지 예멘의 난민들에게 문을 닫았습니다."


기자들의 예멘 상황에 대한 무지함에 대해서도 그는 증언했다. 후티(예멘 시아파 반군)가 누구인지 묻는다거나 예멘난민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부르냐는, 조직의 정체성을 묻는 듯 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침착하게 “우리는 갱단이 아닙니다.”하고 대답해야 했을 이스마일님의 마음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파주에서」Teen 청소년  기자
                                                                    조은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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