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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헬기타고 정상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입력 : 2014-11-20 16:03:00
수정 : 0000-00-00 00:00:00

우리는 헬기타고 정상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골짜기 없는 산이 산이 아니듯, 경험없는 성공이 성공의 의미가 있겠는가?



정상 정복이 등산의 목적이라고 헬기를 타고 정상에 가서 ‘산 잘 탔다’고 자찬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듯 모든 것이 과정이 되는 것이고, 그 과정을 잘 음미하고 즐길 줄 안다면 인생은 참으로 멋진 것이 될 터이다.



우리 신문사도 헬기타고 정상 가듯 산을 오르지 않는다. 협동조합 신문이므로 다른 신문사에 비해, 다른 회사에 비해 시끌벅적, 우왕좌왕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것을 우리가 사는 방식으로 택했다. 누가 시킨 것을 일사천리로, 즉결 처리하는 것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 남들보다 조금 늦어도 여럿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일을 나눈다. 우리에게 힘의 원천은 같이 하는 동료요, 이웃이요, 조합원이다. 이것이 협동조합을 하는 맛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흔한 일이 되었다. 가난을 비관하여 일가족이 자살하는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잠깐 안타까와하다가 잊곤 한다. 더구나 아이들, 청소년들의 삶은 어떤가? 우리 지역에 자율형공립고등학교로 인근 고양시의 우수학생까지 유치한 운정고에서 학생이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한 일도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아동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원 국가는 네덜란드로 94.2점,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루마니아도 76.6점으로 우리와 16점 이상 차이가 났다. 우리나라는 수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어른에서부터, 청소년, 아이들까지 모두 우울하고, 슬프다. 이런 상태니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상호존중이니 인간존엄이니 하는 것은 구닥다리 책에나 있는 용어가 되어버렸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이것이 나의 화두이다. 우리의 화두이다. 세상에는 부지런하고 착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왜 세상은 헬기타고 정상가는 것을 부러워하고, 골짜기는 버리고 산만 택하려 하는 것일까? 이제 ‘돈과 경쟁’을 버리고 협동으로 살아야 한다.



이 화두를 들고, 우리는 골짜기와 언덕을 넘나들고, 넘어지고 엎어지면서도 웃는다. 왜냐면, 이것이 진짜 인생이고, 진짜 사는 맛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우선이고, 사람이 중심이고, 사람이 희망이다. 그렇게 우리는 시끌벅적 협동하면서 [파주에서] 리어카를 굴리며 세상을 키우고 있다. 



 



임현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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