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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의 [내 운명을 바꾼 한글자] (5)  - writer - rite 

입력 : 2019-10-01 07:00:23
수정 : 0000-00-00 00:00:00

이강석의 [내 운명을 바꾼 한글자] (5)  - writer - rite 

 

 

MBC '느낌표' 첫 선정도서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저자 김중미 선생이 동두천에 와서 강연을 했습니다. 
동두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동두천 여중을 다니다 인천으로 갔으니 선생의 책 '나의 동두천'이 나옴직합니다.
(작년 9월 서울 광흥창역 근처 '탈영역 우정국'에서 열린 '성매매집결지 100년 아카이빙'에서도 유년시절 작가의 동두천 경험을 말한 바 있습니다.)
작가가 살던 곳이 제가 살던 집에서 한 골목 뒤 제일목욕탕(지금은 모텔과 순대국집으로 바뀜) 근처라 하니 어릴 때 얼핏 스쳐간 듯 기억이 흐릿합니다.

작가가 2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독자들과 소통한 내용을 담은 책 '존재,감'(창비) 에는 그녀가 다음과 같이 소개하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진짜로 잠든 사람을 깨우는 건 쉽다. 그러나 잠든 척하는 사람을 깨우는 건 어렵다.'(125p)

그녀가 이 속담을 인용하는 것은 항상적으로 존재하는 우리 이웃의 고통과 상처를 모른 체하지 말라는 뜻일 것입니다.

 

 

 

작가를 소개하고, 강연을 듣고, 청중의 질문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곁에서 지켜본 그녀의 모습과 태도는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사람들과 교감하고 공감하려는 거대한 '스폰지' 같아 보였습니다.
청중들은 자기도 모르게 작가의 말에, 청중의 질문에 대한 작가에 답변에 빨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작가를 향한 청중들의 움직이는 않는 시선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작가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들어 스리랑카에서 온 노동자인 Siloa를 강연장에 데리고 갔는 데 그와 그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것을 인상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약한 것들에 대한 무한한 연민, 사람들과의 진심어린 소통, 왜곡된 현실체계를 바로잡으려는 실천적인 노력 등 작가가 짦은 시간 무심하게 노출한 덕목들은 동두천에 사는 우리가 닮아야할 그 어떤 것이었습니다.
강화에 작가의 살림집이 있다 하니 일간 들러 동두천과의 연대의식을 강화해볼까 합니다. (마침 강화 풍물시장에 김남주 시인의 아드님인 김토일 군이 화덕피자집을 운영하니 그곳에서 만나 웃음꽃을 피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강연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전언을 옮겨봅니다.

'IMF때 자본가의 똥을 치운 것은 노동자와 도시빈민이었다.'
'동두천은 저의 뿌리이고, 저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고,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근원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근원적인 힘은 동두천입니다.'
'세상이 외면하는 곳을 비추는 사람이 바로 작가입니다.'
'지식인이었던 할아버지보다는, 일자무식이었지만 여걸처럼 오지랖이 넓었던 할머니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한끼 20명분 밥을 하며 20년을 살았습니다.'

writer - rite 
작가(writer)는 수많은 사람의 통과의례(rite of passage)를 기록하는 자이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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