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강석의 [내 운명을 바꾼 한글자] (4) foreign - reign 

입력 : 2019-09-25 09:45:58
수정 : 0000-00-00 00:00:00

이강석의 [내 운명을 바꾼 한글자] (4) foreign - reign 
 

 

 

문화적 도시재생의 사례를 살펴보러 아침 일찍 군산에 갔습니다. (지난달에는 부산 영도구를 다녀왔습니다.)
군산역에 도착했을 때, 한국에 있는 일제 통치의 잔재에 관심이 있어 군산에 온 멜리카(터키계 독일인)가 군산 안내를 부탁해 하루 종일 같이 다녔습니다.
그녀의 요청에 답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제일 먼저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에 들렀습니다. 
대웅전에서 3배 하는 법을 가르쳤더니 정성을 다해 합장하며 3배를 했습니다.
그 후 여전히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들을 일일히 보여주었습니다.
세계평화와 헐벗고 굶주리는 이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고 그녀가 제게 말하더군요.


 


문소리, 박해일이 주연한 로드무비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촬영지인 '명궁 칼국수'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영화처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영화 장면을 재현해보았습니다.

 

 

 


영화촬영지가 많은 곳이라 해서 붙여진 '영화 시장'에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가게들을 멜리카와 같이 둘러보았습니다. 
심은하, 한석규가 주연한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인 
초원사진관에서도 비를 피하며 달리는 모습을 같이 재현해보았습니다.

 

 

그 후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구 군산세관을 들러 일제의 조선 수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그녀는 내일 일본으로 출국하여 도쿄,교토,오사카 등에 머물며 한일관계에 대해 심도있게 사유하고 살펴보겠다고 합니다.
군산 세관 앞에 있는 '인문학 카페 - 정담'에 들러 고만 이사님으로부터 현대중공업과 GM이 철수하여 힘든 지역경제의 현황을 들으며 동두천과의 동병상련의 감정을 나누었습니다.(박형철 이사장님은 출타중이어서 다음날 통화하며 군산과 동두천에 주둔한 미군과 일본군에 의한 상처의 극복에 대해 공감했습니다.)

 

 

 


2018.12.27일 개통된, 군산과 장항을 잇는 동백대교를 보며 옛 도선장의 자취를 더듬어보았습니다.
이 도선장에서 고군산군도행 여객선을 타곤 했는 데 이도 다 옛날말이 되었습니다.
귀경행 열차 속에서 석양을 보며 멜리카에게 제 책 '내 운명을 바꾼 한글자'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특히 scarf - scar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식민지배를 받은 민족의 상처가 문학 작품을 통해 아름답게 승화될 수 있음을 동두천과 그녀의 모국인 터키의 지난 역사를 비교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숙박지 공유하기 프로그램인 카우치서핑(www.couchsurfing.com)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의 숙소가 수원에 있다 하여 그녀는 아쉽게도 수원역에 내렸습니다.
10월에 동두천에 오겠다 했으니 일본군과 미군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충분히 비교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낯선 외국인과 보낸 하루 일정은 창밖에 보이는 저녁노을처럼 오래도록 뇌리에 각인될 것 같습니다.

foreign - reign 
나라의 힘이 약하면 외국의(foreign) 세력이 지배한다(reign)!!!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