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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37> 겨울비

입력 : 2018-12-07 19:15:18
수정 : 0000-00-00 00:00:00

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37> 겨울비

 

 

 

바보 같지만 바보 같지만 나는 정말로 어쩔수가 없어! 겨울비는 내리고 이제 또 추위가 몰려오겠지. 내가 요리를 잘하게 된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 엄니는 아들만 넷을 낳았다. 딸이 없는것을 절대 서운해 하지 않는다. 지금도 아들이 최고란다. 딸이 하나쯤 있었으면, 내가 딸이었다면?

 

중학교에 들어갔다. 학교까지 25리길. 걸어서 다니기엔 벅찬 일이다. 빠른 걸음으로 두시간은 걸어야 갈 수 있다. 그땐 번듯한 신작로도 없었다. 이제막 전기가 들어오고 전화 한대로 온동네가 전화온걸 방송을 통해 알렸다. 아아! 윗마을 아무게 아재 서울서 따님한테 전화 왔응제 후딱와서 전화 받으시요.

 

대부분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사줬다. 여자 아이들은 자취를 하거나 돈벌로 타지로 나갔다. 날이 추워지자. 자취방을 얻어주었다. 형과 함께 자취를 했다. 연탄에 밥을 하고 곤로에 라면을 끓였다. 배워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먹기 위해서 했다. 이후로 자취와 하숙을 번갈아 가면서 음식 솜씨가 늘었다.

 

본격적인 칼질은 군대에서 시작 되었다. 27개월 군 생활중 20개월은 밥을하고 김장을 담고 조리를 했다. 메뉴위원회를 해서 메뉴를 정하고 매일 다른 요리가 밥상에 올랐다. 칼질도 엄청 능수능란해졌다. 예쁘고 요리도 잘하는 여자는 없나? 도시농부로 살며 또 요리 실력이 늘어간다. 티브이는 켜기만 하면 음식 이야기다.

 

음식 때문에 싸웠다. 누가 먼저 사과할까? 이번에는 절대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 명태코다리시레기찜그냥 사먹고 만다. 초석잠 캐고 우엉 다 캤다. 이름모를 새와 벌이 자꾸 말을 건다. 같이 놀자고 하는것 같다. 화를 냈더니 어제 경순네서 먹은 음식이 소화가 되질 않는다. 사과만 두개 먹은 날이다. 배고파서 잠도 안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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