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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시민의 의지만이 개혁의 힘이다>-고려대 민주동우회 시국선언문

입력 : 2019-09-26 07: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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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 시국선언문 

<깨어있는 시민의 의지만이 개혁의 힘이다>

 

 

 우리는 안이했다. 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변한 것으로 알고 느슨했다. 대통령을 바꾸면 개혁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우리는 대통령 교체 빼고는 개혁을 시작도 못했는데 정작 여유를 부리고 긴장을 놓았다. ‘개혁 피로감’이라는 언론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이제 ‘윤석열 사태’를 겪고서야 개혁이 얼마나 위험하고 처절한 싸움인가를 새삼 깨달았다. 개혁은 기득권 세력이 가진 권력과 이익을 재조정하는 것이기에, 그것을 상실하게 될 세력의 분노와 저항을 이제야 실감한다. 그래서 저들의 강고한 연대와 처절한 저항에 개혁이 좌초될 가능성에 우리는 긴장한다. 

   사법부를 보라. 대법원 수장이 바뀌었지만 사회진보를 위한 어떤 사법제도 개혁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언론의 퇴행적 행동은 어떠한가. 촛불로 확장된 언론자유 공간을 사실 왜곡과 사회 분열에 사용하고 있다. 검찰의 비이성적 폭주는 기득권 저항이 무엇인지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법부·검찰·언론은 아직도 개혁의 무풍지대이며 사회발전을 막는 기득권 세력이자 개혁이 가장 어려운 영역이다. 최근 검찰의 영장청구와 법원의 즉각적인 영장발부 그리고 언론의 생중계는 기득권 동맹을 증명한다. 이들의 행태는 개혁이 왜 필요한가를 절실하게 보여주지만, 독립성 보장 ‘제도’를 뚫리지 않는 방패로 삼아 왔다.

   우리의 지난 민주화 과정은 독재와 시민의 전선이 선명했지만, 오늘의 제도개혁은 전선을 하나로 구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바로 오늘 우리의 상황이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깨어있는 시민이 나서야 한다. 집권 절반을 넘겨 어려운 시기이지만 우리는 제도개혁을 해내야만 한다. 검찰개혁은 ‘제도폭력’을 막고 국가와 사회관계를 재정립하는 시대적 과제이다. 이제 공룡 검찰의 기득권을 해체하고 그 권력 사용을 정상화해야 한다. 그리고 사법부 개혁과 언론 개혁을 추동해야 한다. 이 모두 시민의 행동 없이는 불가능하며 시민만이 할 수 있는 개혁이다. 이것이 우리가 나서는 이유이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의 사회개혁과 노무현 정부의 분권개혁을 거쳤지만 정치개혁과 제도개혁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누렸지만, 검찰 권력을 통제 못한 회한이 여전히 남아 있다. 촛불혁명의 환희를 맛보았지만 오히려 검찰의 폭주에 당혹하였고 이제 개혁의 전선을 가다듬게 된다. 수구 야당과 검찰이 하나가 되는 기묘한 현상과 언론과 극우세력이 강고한 동맹을 맺고 총공세를 펴는데 강력히 대응해야 할 때이다. 

   이에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는 지금이야말로 촛불로 이뤄낸 가치들을 지켜내고, ‘윤석열 사태’로 분명해진 기득권 동맹의 공격에 과감히 맞서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뜻을 같이 하는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기득권 동맹을 분쇄하고 검찰개혁을 위한 서초동 집회에 적극 참여하자. 우리에게는 작지만 가장 아름다운 불빛으로 가장 강렬한 힘을 만들어 낸 촛불이 있다. 가장 성숙하고 힘 있는 촛불시민이 있다. 

2019년 9월 25일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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