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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② 고구마 캐고 대추 나누고...

입력 : 2016-11-01 12:50:00
수정 : 0000-00-00 00:00:00

어린이집 아이들 고구마 캐기 체험

 

 

한의원에 가서 전기로 지지고 뜨거운 팩을 한뒤 침을 여러방 등에 맞았다. 아니 허리에 맞았다. 조금은 차도가 있다. 뙤약볕에 쭈구리고 앉아서 고구마를 캐는 일은 허리에 부하가 걸리는 일이다. 농사가 허리나 무릎 쓰지 않고 하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래저래 농부는 고생 끝에 골병든다.

 

어린이집 아이들 30명이 고구마 캐기 체험왔다. 고사리 손으로 자기먹을 고구마를 캤다. 한 시간만에 고구마 세 박스를 캐고 잘 계시라 또 만나자고 외치며 손을 흔들며 떠났다. 애호박 두 개와 피땅콩을 덤으로 주었다. 아직 고구마가 잘다. 서리가 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되나보다.

 

땅콩 남은 것을 모두 사시겠다고 전화가 왔다. 밥먹고 땅콩 수확해서 포장해야한다. 아들 둘이 밭일좀 도 와 주겠다고 해서 안심이다. 어제도 큰아들이 발아현미 발아기 집어넣는 일을 도와서 일이 쉬웠다. 무리한 것도 없는데 몸이 말을 잘 안 듣네. 엄살인가?

 

장닭을 잡았다

닭장의 백봉 오골계 한 마리가 쓰러져 있다. 장닭이 사정없이 공격을 한다. 곧 죽을것 같다. 다른 장닭에게 기도 못피는 녀석을 살려 주었더니 기가 막히다. 결국 장닭을 잡기로 했다. 닭장 구조가 닭을 잡기 힘들게 되어 있어삼십분 가량 실랑이를 벌여 장닭을 잡았다.

 
물을 끓이고 털을 뽑고 토치까지 동원해서 잔털을 태웠다. 그것이 또한 삼십분. 배를 가르고 칼을 갈고 내장을 꺼냈다. 모래집을 챙겼다. 피를 뽑는다고 명치를 찌르다가 칼을 한개 부러뜨렸다. 선혈이 낭자한데도 버둥 거린다. 사방으로 피가 튄다. 살생금지라고 했는데 백정의 피가 흐르고있나?

 

감자를 까고 파를 뽑았다. 태안마늘을 빻고 생강도 넣었다. 닭 볶음탕이다. 고추장 통을 열어 고추장을 퍼왔다. 순창 고추장이다. 먼저 고기를 넣고 오래 삶았다.감자를 넣고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투척했다. 국간장을 조금 넣고 매실청을 넣었다. 약한 불에서 계속 지글 지글. 칼칼달달한 맛이난다. 한 시간을 끓여 두 시가 다 되어 점심을 먹는다. 쫄깃한 닭도리탕이다.

 

 

이틀만에 대추가 주인을 찾아왔다. 뭉크러지고 퍼석해진 대추를 어디다 판단말인가? 가까운 동네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 대추 때문에 스트레스 왕창 받았다. 대추 나누어주고 막걸리 실컷 먹었다.

 

 

 

신희곤 도시농부

 

 

 

#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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