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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74) 영리한 해삼

입력 : 2019-10-28 06: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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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74) 영리한 해삼

 

해삼은 놀라운 특징을 두 가지나 가지고 있는데, ‘여름잠재생력이라고 한다. 적에게 공격을 받으면 몸을 스스로 끊어 버리거나 향이 강한 내장을 버리고 도망을 친다. 그러나 재생력이 워낙 좋아서 몇 개월 이내에 손상된 부분이 복구된다고 한다.

육지의 동물 중에서 곰이나 뱀처럼 겨울잠을 자는 경우는 들어보았지만 여름잠을 자는 경우는 금시초문이다. 대개는 더위를 피해서 낮잠을 청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해삼은 다른 물고기들이 추위를 피해 깊은 바다로 숨을 버리는 겨울철에 가장 왕성하다. 수온이 8~10도 일 때 식욕이 가장 왕성하다고 한다. 그리고 17도에 이르면 먹는 것을 중단하고 25도가 넘으면 드디어 깊은 잠에 빠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한겨울 바다의 수온은 대략 10도 내외로 겨울이야말로 해삼의 계절이다. 신체 일부만 남아도 몸 전체가 살아나고, 추운 겨울에 오히려 활동적인 해삼의 하는 짓으로 보아 바다의 산삼이라는 별명은 결코 과하다 할 수 없다.

 

 

돌기해삼청해삼

해삼은 어류가 아니고 불가사리와 성게와 같은 극피동물문이라고 한다. 해삼의 단짝인 멍게는 생긴 것은 좀 그래도 우리와 같은 척삭동물문이다, 해삼의 진화의 길은 우리와는 달랐다. 우리가 즐겨먹는 해삼은 돌기해삼으로 서식 지형에 따라 3가지 색으로 나뉘는데 청해삼’, ‘홍해삼’, ‘흑해삼이 있다. 청해삼은 우리가 아는 그 해삼으로 가까운 바다에 산다. 홍해삼은 홍삼으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는데 20 미터 내외의 깊은 바다에 살고 있다. 깊은 수심에는 장 파장의 빛만이 도달할 수 있어서 적색 또는 황갈색은 띈다고 한다. 아직 인공 종묘가 개발되지 않아서 비싸게 팔리고 있고 풍미도 좋아서 인기가 높다. 흑삼은 부영양화로 생겨난 부니(수생동식물의 유해로 만들어진 검은 진흙)에 서식하다 보니 검은색을 띈다. 맛이야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중국 사람들이 유독 귀하게 여기는 것이 흑삼이라고 한다.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아서 잘 찾지 않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미 말했듯이 겨울은 해삼의 계절이다. 바닷물이 10도 내외가 되면 해삼은 살판난다. 맛도 이때가 가장 좋으니 해삼은 역시 겨울이 제맛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장이 별미인데, 일본에서는 해삼이 적을 피해서 도망을 치면서 버린 내장을 고노와다라고 부르며 특별히 우대한다. 성게알, 숭어알과 함께 3대 진미로 불린다고 한다. 다이버들이 바다 속에서 해삼을 잡으면 선심 쓰듯 몸통을 나눠주는데 이미 내장만 쏙 빼 먹었을 것이다. 이제 알았으니 겨울철 횟집에서 해삼을 만나면 가장 먼저 내장을 선점하시라.

겨울이 해삼이라면 여름에는 멍게다. 철이 지났지만 그 이유도 알아보자.(다음 호에 계속)

 

(이 글은 물고기 박사 황성도님의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서해문집 출간>를 참고하여 베끼다 시피했으면서 참고했다고 주장합니다.)

 

교하도서관 독서클럽 <책벗> 회원 허 심(독서클럽에 관한 문의 : 문발동 <발전소책방.5>. 이정은 010-2270-6934)

* 책벗은 매월 2, 4주 수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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