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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획] 우리는 놀이, 터로 간다 (9) 이제 4S는 그만! 공공놀이터를 바꾸자.

입력 : 2017-07-17 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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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탄생 50주년 

“올해는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년이 되었다. 국립공원 탄생 50주년인 셈이다. 지난 50년간 국립공원은 보전을 전제로 이 땅에 사는 생명체에게 안정적인 서식처와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생태계의 건강성과 국민의 행복도를 높여왔다. 국립공원을 대신해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교육적, 정신적, 공간적 가치를 가져다 줄 대안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미국은 국립공원을 자연보전과 제한된 이용을 통해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훼손없이 남겨두기 위한 곳(National Park Service Organic Act)으로 정의하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국립공원은 단순한 명승지가 아니라 한 국가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립공원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 줄 뿐 만 아니라 국가의 자랑이자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국립공원은 국민 모두의 유산이기에 이를 아끼고 지키는 것은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다.”

             -광주매일신문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장 송형철님 글 중 발췌


▲자운서원에는 500년된 느티나무가 있다.

서울 삼청공원과 파주 율곡수목원

도시안의 공원 숲은 특별하다. 생명체에게 안정적인 서식처와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국립공원의 역할에 비할 수는 없지만, 도시민의 행복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도심안의 공원 숲은 더 좋은 시설로 단장하고, 숲 해설사와 함께 하는 숲 체험 놀이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다양해졌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면 서울시에 있는 숲과 공원에서 ‘숲해설사와 함께하는 숲놀이’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얼마전 ‘말바위 호연지기체험’을 한다는 삼청공원을 다녀왔다. 조선의 건국과 함께 한양도성의 비밀을 알려주는 역사체험과 더불어 전통놀이도 하고, 자연스럽게 숲을 거닐고 숲놀이체험장도 다녀왔다. 숲이 주는 위로와 평화와 생명력은 가족들에게 쉼과 여유를 선물로 주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파주의 율곡수목원은 산책로나 놀이시설은 미흡한 점이 적지 않지만 가족숲치유프로그램과 엄마치유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탁 트인 자연공원인 듯한 자운서원에서는 ‘율곡토드’라는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이 있어, 신사임당과 율곡을 배우고 자연에서 맘껏 즐길 수 있다.  



▲율곡수목원 가족숲치유프로그램 중 햇님밧줄 행가레치기 놀이

우리나라의 놀이터는 여전히 4S 

아이들이 논다는 것은 한데 엉켜붙어 넘어지고 밀고 당기고 뒤집어지고 모여 놀아야한다. 아이들이 오르고, 내리고 뛰어다니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데, 우리나라의 놀이터는 어떠한가?

1950년대 미국어린이놀이터협회의 로비로 일본 전후 놀이터에 적용되기 시작한 4S(Slide, Swing, Seesaw, SandboX)를 한국의 놀이터는 그대로 모방했다. 정작 미국이나 일본은 1960년대 중후반부터 4S를 너머 보다 창조적이고 개성적인 놀이터로 변모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교와 공공놀이터는 여전히 4S 시대에 멈춰져 있다. 규격화된 철제 미끄럼틀, 시소, 그네와 모래밭, 모두 똑같다. 대략 일본보다도 50년 이상 뒤쳐져 있는 셈이다. 

삼청공원에서의 경험이 새삼스럽다. 삼청공원안 유아숲 체험장을 지나게 되었는데 어느 외국인가족모임에서 놀고 있었고, 공원입구에 있는 4S놀이터에는 우리나라 아이들과 가족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다. 외국인과 한국인 가족의 놀이 모습도 판이했다. 몰라서 안 가는 것인지 알면서도 그런 곳에서 놀아본 적이 없으니 안 가는 것인지.... 


개발이 놓치고 있는 것들 

미류나무 오솔길이 있었다던 운정역 앞에 용도를 알 수없는 긴 육교가 자리 잡고, 정말 좋았던 흙길위엔 콘크리트 길이 쫙 깔려버렸다. 파주 이마트 가는 길에 있던 운치있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도 어느날 한 쪽이 모두 잘리어져 나가버렸다. 운정에서 교하로 가는 길가에 있던 작은 산은 잘려진 나무밑둥만 남긴채 흉산이 되었다. 군데 군데 있던 자연의 모습은 개발이란 이름으로 뭉개져버리고 있다. 

작은 공간일지라도 아이들이 모여 놀만한 공간으로 자연을 그대로 두면 안될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란 어떤 곳일까? 앉아서 쉴 수 있고, 올라가서 멀리 볼 수 있고, 관찰거리가 있는 곳은 정말 훌륭한 아이들의 아지트가 된다.

아이가 놀이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이해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우고 상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공공놀이터가 이제 좀 더 창의적으로 변해야하지 않을까?  


▲운정건강공원 복합 물놀이장

그래도.... 물놀이터장이 있다!!!

더운 여름이다. 이 무더위를 식힐만한 좋은 물놀이장이 6월부터 9월초까지 연다. 공공놀이터의 좋은 사례라 생각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없었지만, 공공놀이터의 개념이 확장되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파주의 운정건강공원은 모든 어린이와 가족들이 사랑하는 곳으로 자랑할만하다. 인근 고양시에서도 놀러온다. 

바닥분수, 물고기 안개분수, 꽃게모양 그네와 미끄럼틀 조합형 물놀이장...상상놀이를 할 수 있는 가람공원 물놀이장. 주위의 공공놀이터가 좀 더 창의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아이디어를 내보는 건 어떨까?  

물놀이터장은 월요일은 쉬고, 비가 와도 쉰다. 알고 가시길. 20분 동안 물이 뿜어지거나 흐르고, 10분 동안 쉰다. 쉬는 시간에 과일이나 간식을 먹으면 꿀맛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큰다.


                       노은경


#69호



여름휴가철 같이 읽어보면 좋은 놀이터책 소개

-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로 떠난 놀이터 여행)(오마이북/이소영 저)

-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소나무/ 글 사진 편해문)

- 놀이의 과학( 소나무/ 지은이 수전G. 솔로몬, 옮긴이 강미경)

- 와글와글 신나는 놀이터(베어켓/알리 미트구치)

- 우리에겐 놀이터가 필요해요(찰리북/ 글 쿠루사, 그림 모니카 도퍼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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