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우리는 놀이, 터로 간다 10 팝업 놀이터

입력 : 2017-09-20 14:15:00
수정 : 0000-00-00 00:00:00

우리는 놀이, 터로 간다 10 팝업 놀이터

 

널따란 공터는 팝업 놀이터가 되기에 가장 적합

 

임진각 놀이공원 평화랜드

무척 무더웠던 이번 여름, 마지막 물놀이를 위해 마장리 계곡 물놀이장을 찾았지만 고가의 평상대여료와 주차난 때문에 뒤로 한 채 임진각 평화누리로 향했다.

아쉽게도 물놀이는 못했지만, 텐트를 치고 놀 수 있는 평화누리 캠핑장 안녕카페 한 켠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개비 고개 너머 야외공연장에서는 8.15평화콘서트 리허설이 한 창이었다. 이곳은 이렇게 가끔 음악공연과 함께 펼쳐지는 팝업놀이터가 된다. 그래도 심심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놀이기구가 있는 평화랜드에 가서 놀이기구를 탔다. 아이들은 정말 신나했다.

 



 

청계천도 빨래터이자 놀이터, 공터의 야시장도 놀이터

본래의 이름이 맑은 개울이라는 청계천은 서울 사람들의 놀이터이자 빨래터였다.

수표교에서는 정월 대보름 즈음에 여러 가지 민속놀이가 벌어졌다. 연날리기와 다리밟기가 대표적인데, 연날리기는 정월 열사흗날과 열나흗날 주로 날렸다.

지금은 아파트단지가 되었지만 어릴 적 살던 화곡동의 88체육관 뒤편 공터에서 야시장이 크게 열려 저녁식사 후 가족들이랑 산책을 나가 먹거리며 놀거리며 볼거리며 신나게 놀고, 그 다음날 반 아이들 사이에서 크게 회자됐었던 기억이 난다.



 

놀이터의 진화

놀이터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촉진시키는 놀이터운동은 처음 독일에서 일어났다. 구츠 무츠(Guts Muths)와 얀(Jahn) 등이 놀이의 중요성을 설명하였고, 한때 형식적인 체조 때문에 놀이운동은 제약을 받았으나 1870년대부터 다시 놀이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이후 1881년 뒤셀도르프(Düsseldorf)에 광대한 놀이터가 신설된 것을 시작으로 놀이터가 곳곳에 설치되었다. 미국에서는 1885년 보스턴 운동장이 신설된 것을 계기로 하여 차차 놀이터 건설 운동이 보급되었고, 1910년경에는 전 미국을 통하여 150개 이상의 도시에서 잇달아 놀이터를 설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각 시대별로 놀이터는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되었을까? 조 프로스트(Joe Frost)박사는 자신의 연구 논문인 <미국 놀이터의 진화The Evolution of American Playgrounds>에서 다음과 같은 시대별 놀이터의 변화를 언급했다.

1880, 90년대의 놀이터: 모래 놀이터
매우 단순한 사각 공간 속에 모래가 놓여진 놀이터

1900~1940년대: 모델 놀이터
메리고라운드나 쇠로 만든 터널, 그네, 시소 등의 규격화된 놀이기구가 놓여진 놀이터

1940~1950년대: 모험형 놀이터
동굴, 정글짐, 다리 등과 같이 탐험과 모험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고안된 놀이터. 1943년 조경가 쇠렌센에 의해 디자인 된 덴마크의 도시, 엠드럽(Emdrup)에 등장한 정크 놀이터가 첫 선을 보인 후, 런던으로 전해져 전세계적으로 놀이터 디자인의 큰 줄기로 정착되었다.

1950~1970년대: 상상형 놀이터
로켓 모양의 구조물, 동물 형태의 미끄럼틀, 독특한 형태의 터널 등으로 구성된 놀이터로 화려한 색상과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형태로 디자인된 놀이터

1970~1980년대: 플라스틱 규격 놀이터
놀이터에서의 안전사고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고, 쇠로 된 재료를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는 등의 안전을 강조한 놀이터

1980년대 이후: 현대적 복합 놀이터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고, 플라스틱 외에도 고무, 합성물 등의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안전과 상상력, 학습을 겸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된 놀이터

 

맥도날드 놀이터’ ‘쿠키 커터 공원

1960년 대 이후 이른바 맥도널드 놀이터혹은 쿠키 커터 공원(Cookie cutter park)’이라는 개념의 놀이터가 생겨났는데, 이것이 레스토랑이 만든 어린이 실내 놀이터였다. 이 놀이터는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하였으며, 실내공간이라는 제약상 뛰거나 지나치게 활동적인 부분을 제한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놀이터의 디자인은 어린이들의 육체적 활동이나 창의성보다는 안전과 규격에 맞추어지는 디자인에 더 많은 무게가 실렸고, 이것이 바깥 공간의 공공 놀이터에도 반영되고 있다.

아이들과 식당에 갈 때 실내 놀이터를 겸비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여러 가지로 마음이 편하다. 운정신도시내 운정호수공원 앞 식당가는 거의 대부분이 놀이방이 설치되어있고, 야당역 앞에 감자탕집이나, 산내마을에 라라코스트 같은 곳도 실내놀이터가 있어 찾아가게 된다.

 

 


놀이터의 새로운 시도들

그렇다면 오늘날 놀이터는 어떤 변화를 맞고 있을까? 지금도 놀이터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다행히 획일적인 기구를 이용한 놀이터나 지나치게 안전에만 주안점을 둔 플라스틱 놀이터를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1. 아트와 놀이터의 만남

2. 자연 놀이터, 플레이스케이프

3. 생태 학습 놀이터

4. 팝업 놀이터(Pop-Up Playground)

 






팝업 놀이터의 개념은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기구를 통해 즐기는 놀이터의 개념을 파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영국과 미국을 근간으로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놀이터의 개념이다. 도시의 골목 등 일정 장소를 일정 시간 동안 빌린 뒤, 그 안에서 각종 재활용 도구, 의상, 미술용품, 의상 등을 이용해 어린이들이 창의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거나 게임을 즐기는 등 자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 놀이의 목적은 어린이들이 어른이 구성해준 경직된 놀이터 환경을 떠나 스스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놀이를 즐기게 하는데 있다. 특히 팝업 플레이그라운드는 고정된 장소나 특정 놀이기구의 설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시설 설치비, 관리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개념으로 최근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파주에도 창의적인 팝업 놀이터가 생겨나길....

 



주말나들이를 대형쇼핑몰 대신 가까운 마을을 탐방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파주쪽에는 공공시설 놀이터가 많이 낙후되고 부재하다보니 각종 펜션의 놀이시설이나 어린이집 놀이시설과 캠핑장들의 민간주도형 놀이시설들이 많다.

주로 노는 곳은 학교 운동장이나 성당 앞 공터다. 법원읍 갈곡리 공소 앞 공터는 몇 대에 걸쳐 사는 주민들의 추억의 팝업 놀이터다. 저 널따란 공터에 백 여명이 넘는 가족들이 돗자리를 깔고 모여앉아 운동회며 동창회를 열며 신나게 놀고 김밥을 나누어 먹는 장면이 떠올려진다. 곧 신났던 여름방학이 끝나간다. 파주출판도시의 미래를 꿈꾸는 모임에서 오로지 소리잔치가 열리고, 책 거리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놀이터시설이 없는 곳곳에 이런 창의적이고 테마를 가진 팝업 놀이터가 생겨나 색다른 즐거움을 생기길 기대해본다.

 

                                                                                                             놀이터 소개꾼

                                                                               노은경 (만화가.다둥맘. 2부 편집위원)

                                                                                                                                #71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